[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명품 거래 플랫폼 머스트잇이 직매입을 늘리면서 재고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트잇은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제품을 매입한 만큼 문제가 없단 입장이다. 반면 시장에선 재고자산 관리에 적잖은 비용이 소요됨에 따라 회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내다보고 있다.

머스트잇의 지난해 매출액은 331억원으로 전년 대비 65.8% 증가한 반면 영업손실은 168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규모가 67.4%나 커졌다. 순손실 역시 전년 대비 73.3%(102억원→177억원) 늘어났다.

머스트잇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에 대해 "지난해 플랫폼 성장을 위해 서비스 기획·개발, MD·운영, 마케팅 등 인력 투자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라며 "2022년 상반기까지 대규모 브랜딩 마케팅(21년 하반기 집행한 TV CF 등)과 온라인 마케팅을 계속했기 때문에 광고선전비가 늘었고, 사업 성장에 따른 지급 수수료, 운송비 등 운영비도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17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머스트잇의 현금흐름도 저하됐다. 지난해 이 회사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마이너스(-) 223억원으로 전년 -90억원 대비 140억원 가량 악화됐다. 즉 영업을 할수록 손해만 봤던 것이다.

여기에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확대된 영향도 컸다. 어음 등 외상으로 납품받는 원재료 등(매입채무)을 같은 기간 3억6100만원(9만9000원→3억6100만원)어치나 늘렸다. 그런데 매출채권(0원→6억100만원)과 재고자산(46억7100만원→87억원)이 이보다 많은 46억4200만원나 늘었다. 

문제는 불어난 재고자산(87억원)이 이 회사의 올해 실적을 하락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단 점이다. 머스트잇이 올해부터 직매입 비중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명품의 경우 재고자산 관리에 적잖은 비용이 지속적으로 소모되는 데다, 머스트잇이 이 비용을 감당할 체력이 부족하단 것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명품은 온도, 습도, 보안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관리해야 하며, 제품 매입, 운송 등에도 오랜 노하우가 필요한 사업이다"며 "이러한 요인이 비용을 추가적으로 발생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고소진이 원활히 되지 않으면 자금조달 경색이 올 수도 있다"며 "발란, 트렌비 등 명품거래 플랫폼이 병행판매를 늘리고, 직매입을 줄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시장 관계자의 설명처럼 머스트잇의 재고자산회전율은 일년 사이 2.5배(7.4배→4.9배) 하락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재고상품이 현금화되는 속도를 의미하므로 머스트잇의 경우 효율성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진 셈이다.

이에 대해 앞선 머스트잇 관계자는 "올해 인플레이션으로 상품 공급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상품 매입액을 증액하여 물량을 확보한 결과 재고 자산이 증가했다"며 "현재 관련 사업은 수익성을 고려함과 동시에 회전율을 높여서 재고자산의 빠른 소진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