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K2코리아의 영업활동현금흐름(현금흐름)이 지난해 6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아웃도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고를 늘린 영향이 컸다. 시장에선 올해 이 회사가 현금창출력을 개선하기 위해선 보수적인 재고 운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가 유행에 민감한 만큼 시장 반응에 맞춰 탄력적 변화가 필요하단 이유에서다. 

K2코리아는 지난해 영업활동을 통해 459억원의 현금을 창출해 전년(1108억원) 대비 58.6% 줄어든 금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이 155억원(581억원→736억원) 가량 늘어났음에도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규모가 전년 대비 18.5%(1513억원→1793억원) 불어나면서 현금흐름은 악화됐다.

구체적으로 이 회사는 작년 말 기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규모가 크게 늘었다. 매출채권은 21.5%(489억원→594억원) 증가했고 재고자산은 12.6%(1149억원→1294억원) 증가했다. 이와 달리 매입채무는 같은 기간 23.2%(125억원→96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매출과 재고자산이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 리오프닝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로 야외 활동이 증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아웃도어 용품 수요가 비약적으로 늘면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재고를 대거 비축했고, 대리점 등에 우선적으로 제품을 공급해 주다 보니 매출채권이 늘 수밖에 없었단 것이다.

실제 지난해 등산, 캠핑 등 레저 활동을 즐기는 젊은 소비층이 늘면서 주요 아웃도어 기업들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아웃도어의 작년 매출은 7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3% 늘었고, 디스커버리·MLB를 운영하는 F&F는 매출 1조8091억원으로 같은 기간 66.1%나 증가했다. K2코리아 역시 작년 424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5.6% 증가한 금액을 기록했다.

반면 K2의 매입채무가 줄어든 것은 작년 전 세계적으로 패션 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것과 무관치 않다. 불황기에는 원단 회사들이 어음 등 외상거래를 받아줬지만, 지난해의 경우 생산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웃돈이 붙기도 했던 까닭이다. 즉 K2 역시 작년에는 현금으로 원재료를 구매할 수밖에 없다 보니 매입채무가 줄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선 K2가 현금창출력을 개선하기 위해선 작년과 달리 보수적 관점에서 재고를 관리할 필요성이 있단 반응 일색이다. 작년 11월께부터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불황이 본격화되면서 패션 시장의 호황세가 한풀 꺾인 데다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가 유행에 민감하고 충성도가 낮은 만큼 선제적 재고 확보가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이유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아웃도어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건 소위 MZ라 불리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며 "이들은 유행에 민감하고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만큼 아웃도어 업체들 입장에선 신제품 출시 후 반응에 따라 재고를 찍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고가 안팔릴 경우 결국 아울렛이나 시즌오프 행사 등을 통해 소진해야 하는데 이 경우 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올해 K2코리아 역시 보수적 재고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2코리아 관계자는 "작년 재고자산이 늘어난 건 아웃도어 업황이 좋아지면서 생산을 늘린 것"이라며 "올해는 매입을 좀 더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등 판매 효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