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종근당이 당뇨병치료제 시장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1등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개발사 MSD, 성분명 시타글립틴) 제품군에 대한 판권을 확보한데 이어 해당 성분을 섞은 복합제 출시 준비도 모두 끝마쳤다.

종근당은 지난 9일 다국적제약사 MSD와 경구용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제품군(단일제 자누비아, 복합제 자누메트.자누메트XR 등)에 대한 제반 권리(판권, 제조권)를 포함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금은 455억원으로 여기에는 계약금 230억원과 매출에 따른 마일스톤 225억원이 포함됐다.

이번 계약 체결로 종근당은 오는 7월15일부터 2038년 8월31일까지 해당 제품군에 대한 독점판권 및 제조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번 계약은 양사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에 성사됐다.

자누비아는 오는 9월 특허 만료가 예정돼 있는데 MSD 입장에선 약가인하 및 복제약과의 경쟁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종근당 입장에선 자체 개발 당뇨신약 듀비에에 더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새로운 무기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동안 종근당이 한국MSD와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고 자누비아 제품군에 대한 공동 판매를 담당해왔다는 점도 계약 성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허만료를 앞두고 양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계약이 성사됐다"며 "복제약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보이지만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국내 환경과, 종근당의 영업력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누비아는 인슐린 생성을 촉진하는 DPP-4억제제 계열로 먹는 당뇨약으로는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의약품 통계데이터인 유비스트 기준 작년 자누비아군의 처방액은 1625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종근당의 듀비에 제품군과 자누비아 제품군 간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듀비에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킴으로써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가장 강력한 TZD 계열의 약물로 DPP-4억제제와의 복용시 더 큰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근당 역시 듀비에에 자누비아 성분을 더한 복합제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는 기존 2제 복합제 듀비메트에 시타글립틴을 섞은 듀비메트에스서방정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단일제 듀비에와 시타글립틴을 섞은 2제 복합제에 대한 허가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자누비아 제품군의 판권을 확보함에 따라 종근당의 당뇨병치료제 라인업이 더욱 탄탄해졌다"며 "향후 제조권도 가져오게 되면 수익성도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권을 가져오는 구체적인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는 이어 "메트포르민과 DPP-4억제제 병용에 TZD 계열을 추가할 경우 상호 보완돼 각각의 단독요법보다 더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3제 복합제 출시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으며, MSD와 계속 조율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