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LG화학, 동아에스티 등 국내 제약사들이 새로운 당뇨병 치료 복합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는 급속한 고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증가로 당뇨병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해당 시장을 선점 시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자체 개발한 당뇨신약 제미글로(DPP-4억제제)에 다파글리플로진(SGLT-2억제제) 성분을 합친 신규 당뇨 복합제의 상용화를 위해 지난 10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이는 국내 기업 중 첫 허가 신청 사례다.

제미글로 제품군 매출은 올해 1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LG화학의 대표 효자품 목이다. 여기에 새로운 복합제 출시로 당뇨병치료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DPP-4억제제는 인크레틴 호르몬을 불활성화시키는 효소를 억제해 췌장의 알파와 베타세포에 작용해 혈당을 조절하는 작용기전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당뇨병치료제다. 해당 치료제는 체중증가 등의 부작용 없이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당뇨병 치료 시 혈당감소 외에 심혈관계 안전성 여부가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해당 질환 예방효과가 입증된 SGLT-2억제제와의 병용 임상 또는 두 성분을 하나로 합친 복합제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동아에스티도 슈가논(DPP-4억제제)과 다파글리플로진 복합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복합제 'DA-5210'의 생물학적동등성시험(생동성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에 돌입했다. 이는 새 복합제 개발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라는 의미다.

DPP-4억제제와 SGLT-2억제제 병용(각각 복용) 임상3상을 진행했을 경우 한 알로 합쳐진 복잡제는 병용 임상과 동등성만 입증하면 허가신청을 할 수 있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은 약물이 체내에 흡수되는 속도와 흡수량이 동등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시험이다.

이밖에도 아주약품(리나글립틴(DPP-4)+다파글리플로진), 동구바이오제약(시타글립틴(DPP-4)+다파글리플로진)도 복합제 출시를 위한 병용 임상 및 생동성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제약사들은 SGLT-2억제제 물질특허 만료(2023년) 기간에 맞춰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제약업계의 한 마케팅 관계자는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매년 빠르게 성장해 1조원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타 치료제 군과 달리 치료 트렌드만 잘 쫒아도 수십에서 수백억원대 캐시카우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 당뇨병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1조2000억원에서 2020년 약 1조3000억원 규모로 매년 성장하는 추세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뇨병학회 차원에서도 DPP-4+SGLT-2 병용 및 복합제에 대한 건강보험급여 필요성을 계속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허와 급여 문제만 해결된다면 DPP-4+SGLT-2 치료 조합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