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회장이 경영 복귀 이후에도 막중한 부담감을 짊어질 예정이다. 요원한 실적 개선은 물론 신약개발(R&D) 및 경영권을 둘러싼 때 아닌 대주주 간 갈등까지 해소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까닭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오는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조중명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지난 4월 대표직과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며 경영에서 손을 뗐던 조중명 회장 입장에선 2개월만에 다시 경영에 복귀하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번 조 회장의 복귀에 남다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5월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를 대상으로 5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이달부로 최대주주까지 변경된 가운데 경영복귀에 나섰다는 점에서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조 회장의 복귀가 때 아닌 경영권 분쟁의 씨앗으로 작용될 수 있단 데 방점이 찍혔다. 이는 전체 지분 중 절반이상을 소액주주가 들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경영권이 불안정하다고 평가받는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주주간 이해관계와 무관치 않다. 현재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최대주주는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22%)다. 이어 올 3월말 기준 조 회장 등 특수관계자가 8.8%로 2대주주, 당초 2020년 경영참여목적으로 지분확보에 나섰던 금호HT가 6.8%로 3대주주다. 

여기서 금호HT는 미상의 이유로 조 회장과 보유하고 있던 크리스탈지노믹스 지분 모두를 280억원에 넘기겠다는 계약을 체결했고, 오는 30일 약 220억원 규모의 잔금을 받을 예정이었다. 문제는 최근 일부 소액주주들이 연대를 구성해 기존 회사에 자리잡고 있던 금호HT측 이사진을 해임하는 안건을 임시주총에 상정했고, 주총일자도 잔금납입일 하루 전인 29일로 예정했단 점이다. 만약 예정대로 해임 안건들이 통과되면 금호HT 입장에서 경영권 침해는 물론, 재산상 손해를 입게 되는만큼, 경우에 따라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 회장 입장에선 악화되고 있는 실적 개선도 시급하다. 단편적으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적자와 누적순손실만 각각 497억원, 950억원을 기록할 만큼 수익성이 바닥을 치고 있는데다, 올 1분기들어서도 43억원, 47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적자폭이 더 커진 상태다. 이는 관절염진통소염제 등 주력 제품 매출 감소로인한 사업 부진과 함께 자체 신약 후보물질 '아이발티노스타트(CG-745)' 개발 등 관련 R&D 비용 부담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신약개발과정도 장기적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 현재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는 'CG-745'도 췌장암 치료를 적응증으로 둔 가운데 2021년 임상3상시험계획(IND) 신청단계에 머물러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창업주인 조 회장의 부담감도 훨씬 가중됐을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주총이전 만큼 정해진게 없다. 구체적인 향후 사업전략이나 (R&D 등)로드맵은 주총이후 이사회 구성에 따라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큰 틀에서 CEO와 CTO로 경영체계를 나눠 하부조직 개편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