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KT알파가 언제쯤 배당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닥 시장 입성 후 지금껏 결손금을 털지 못하면서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못한 까닭이다. 시장에선 KT알파의 재무구조가 우수한데다 모기업의 든든한 뒷배가 있는 만큼 인위적인 결손 해소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KT알파는 수년째 사업보고서를 통해 배당 의지를 밝히고 있다. 앞서 1분기보고서에서도 회사 측은 "안정적인 수익창출을 통해 조속히 배당가능재원을 확보할 것"이라며 "배당을 주주에 대한 이익 반환의 기본 형태로 보고 주주의 배당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KT알파(당시 KTH)는 1999년 12월 코스닥 시장에 처음 상장할 당시만 해도 주당 30원의 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주력사업인 PC통신이 '다음',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의 등장으로 맥을 못추리면서 KT알파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고, 2001년엔 이익잉여금이 바닥나면서 34억원의 결손금이 발생했다. 이후 지금까지 이 회사는 결손금을 털지 못하며 배당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 회사가 보고서를 통해 배당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KT알파는 적극적인 결손 해소에는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이 회사는 현재 3581억원(올 1분기 기준)에 달하는 자본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자본잉여금은 자본전입 및 결손금 보전 이외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 배당의 재원이 될 수 없지만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회계 처리할 경우엔 배당이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결손을 해소하기 위해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결손금) 항목으로 옮기기도 한다.

하지만 KT알파는 자본전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단 입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는 만큼 인위적인 자본조정보단 수익 개선을 통한 결손금 해소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KT알파가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보유한 데다 유사시 모기업 KT로부터 지원이 가능한 만큼 결손금 해소가 시급한 문제는 아닐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KT알파의 부채비율은 63.8%이며, 차입금의존도는 2.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통상 시장에선 부채비율 100%·차입금의존도 30%미만일 경우 재무안정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게다가 이 회사 최대주주는 70.49%의 지분을 보유한 KT다. 이러한 까닭에 시장은 KT알파의 누적된 결손금이 순자산(자본총계)을 큰 폭으로 감소시키더라도 자본잠식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유상증자 등의 방법으로 KT에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단 이유에서다.

시장 한 관계자는 "KT알파가 결손을 해소하지 않는 건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당장 재무구조가 안좋은 것도 아니고 결손금이 자본 잠식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아니라 굳이 자본전입에 나설 이유는 적어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회사가 상장 후 지금껏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만큼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야 한단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상장사가 20년 이상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건 문제가 있다"며 "결손금 보전 등으로 보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알파 관계자는 "현재는 자본전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배당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