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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의 조건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2023.07.20 06:30:20
대형 운용사 간판 뗀 '초심자'의 용기와 겸손···업계 안착 위해선 주변 도움 필수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9일 14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 출처: 언스플래쉬(unsplash)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은퇴 시기가 안된 시니어 인력이 업계를 떠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사연은 제각각이다. 기량이 떨어져 경쟁력을 잃었거나, 건강상 사유로 업무를 하지 못하는 경우. 또는 호기롭게 다른 일에 도전하는 케이스도 있다. 크게는 자의적, 혹은 타의에 의한 것으로 나뉠 수 있다.


떠나는 게 빈번한 만큼, 복귀하는 일도 왕왕있다. 재충전을 거쳐 컴백하거나, 혹독한 다른 세상에 발을 들였다 아차싶어 되돌아 오기도 한다. 이 또한 각자 이유가 다르다. 뭐가 됐든 결국은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궁해지면 익숙한 곳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는 노릇일 게다. 


그렇다고 모두 환영받는 건 아니다. 돌아와선 안될 인물도 있다. 패악을 떨다 밀려난 경우다. 예전에 행한 작패 흔적이 사라지기도 전에 등장해 주변을 혼란에 빠트린다. 이들의 필수아이템은 철면피. 언제 무슨일 있었냐는 듯, 창피함을 뻔뻔함으로 감춘다. 오죽하면 그럴까 싶다. 


PE·VC 시니어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업계에 20년 이상 몸담은 베테랑들이다. 면면은 다양하다. 조단위 PE 수장, 수천억원대 펀드매니저 등 화려한 경력이 많다. 반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형을 받고 '출자사업 신청금지' 기간(5년)이 풀리자 부리나케 돌아온 위험인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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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는 각양각색이지만, 업계에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복귀 선제조건'은 누구에게나 적용된다. '적(敵)'이 많으면 안된다는 것. 모두를 내편으로 만들라는 건 아니다. 다만 직접 알고 겪은이 중 7·8할이 부정한다면 다 이유가 있다. 컴백과 동시에 표적이 된다. 잠재적 시한폭탄이다.


산전수전 겪은 시니어들은 마지막 종착지로 회사설립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름 날리던 선수도 창업하면 그저 초보 사장. 혹독한 현실을 마주해야 한다. 든든한 쩐주를 문게 아니라면, 대부분 소액 자본으로 시작한다. 수십억원대 설립자금이 부담돼 LLC를 세우는 게 다반사다. 


이들의 성공가도를 가까이서 목도한 필자는 감회가 새롭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테헤란로·여의도 한복판 마천루에서 보던 사이다. 집무실 크기에도 못미치는 공간에 둥지 튼 모습을 마주하면 매번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공유오피스·오피스텔에 조용히 사무실 차린 이들도 많다. 


얼마전 이들 중 한 명을 만났다. 지천명을 앞두고 창투사를 세운 인물이다. 대표 매니저를 맡은 누적 펀드만 3000억원에 달하는 탑티어다. 필자와의 인연도 15년간 이어져 스스럼 없이 고민을 터놓는 사이가 됐다. 소주 한잔하며 퇴사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느꼈던 심정을 물었다. 


"타이틀을 내려 놓으니 자신감도 뚝 떨어졌다. 스스로 움츠러들며 대인기피증이 생겼다. 내 회사를 세워 멋지게 복귀하겠단 꿈도 점차 사라졌다. 고민만 하다 수개월이 흘렀다. 그러다 문득 가족들 생각이 났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까짓거 바닥부터 시작해보자 마음을 다잡았다."


공유오피스 저층에 자그맣게 터를 잡았다는 그는 이제 평온을 찾았다고 했다. 마천루 고층은 '명예'가 머물기 좋은 자리지만, 정작 지층에만 있는 '실리'와 '본질'을 자세히 들여다 보기엔 너무 높았다고. 이젠 창업자 마음을 공감하며 투자할 수 있는 높이에 다다른 것 같다고 했다.


그의 말엔 복귀자의 마음가짐에 대한 답안이 녹아 있었다. 핵심은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겸손이다. 프리패스와 같던 이전의 간판을 떼고 마치 사기꾼 보듯하는 기관, LP를 낮은 자세로 상대할 수 있어야 한다. 업계인들을 대할 때는 외려 당당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


복귀 후 안착을 위한 필수조건도 있다. 바로 주변 도움이다. 투자시장은 결국 네트워크 비즈니스. 끈 떨어지지 않는게 중요하다. 시니어쯤 되면 후배가 곧 영업자산이다. 후배는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선배를 따른다. 만약 주변에 그런 조력자가 없다면,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라. 


성공적인 결과를 내려면 반드시 조건들이 충족돼야 한다. 복귀 또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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