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서희건설이 사업비만 3조5000억원에 달하는 'K-스타월드' 사업의 참여를 위해 본사를 하남으로 옮긴다.

서희건설은 8일 오전 10시 서초구 서초동 서희타워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 변경의 건을 가결했다. 서희건설은 당초 본사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빌딩으로 지정했으나, 이날 임시주총을 통해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미사신도시) 메디피아타워로 바꿨다.

서희건설이 이처럼 본사를 갑자기 옮기게 된 배경은 하남시의 향후 핵심 사업인 'K-스타월드' 건설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K-스타월드는 하남시 미사섬에 민간자본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 제작 관련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K-POP 공연장과 영화 스튜디오,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마블 시티 등 다양한 체험공간이 들어선다. 하남시는 올해 초 하나증권으로부터 K-스타월드 사업비 약 3조5000억원에 대한 협력의향서(LOI)를 받으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남시에서도 K-스타월드 사업을 위한 기업유치를 반기는 모양새다. 지난 7월 하남시의회는 임시회를 통해 시가 제출한 기업 투자유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심의‧통과시켰다. 조례안에는 대규모 투자기업에 대한 특별보조금 등 지원책이 담겼다.

서희건설도 본사 이동의 배경에 관해 "하남시 관련 개발사업인 교산신도시 개발사업과 미사 K-스타월드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다"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지자체의 발주 사업을 따내기 위해서는 입찰 시 지역 업체에게 유리한 조건을 걸기도 한다. 지자체도 이를 미끼로 외부 기업의 유치에 나서곤 한다. 기업도 세제 인센티브를 위해 본사나 지사를 옮기는 경우가 빈번하다. 서희건설의 경우 최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주택 사업 실적이 불안정해지자, 대형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처를 넓히려는 시도로 읽힌다.

다만 이번 본점 이전을 위해 따로 사옥을 매입하는 형태는 아니다. 서희건설은 법률상 성남에 본사를 지정했지만, 대부분의 업무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서희타워에서 처리 중이다. 두 건물 모두 서희건설 소유는 아니고 임대로 들어가 있다. 이번에 서희건설이 본사를 이전하는 하남도 임대로 들어간다. 하남 건물은 대흥건설이라는 중소건설사 소유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본사 이전 건은 금일 개최한 임시주총에서 가결됐으며, 하남 본사는 임대로 사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