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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S 더머니스탁론
인플레가 가져온 뜻밖의 효과
박성준 기자
2023.08.29 09:52:11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분양가 상승→매매가와 갭차이 줄여 투기 단절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08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6월 서울 을지로 지역 아파트 건설 현장 모습 (사진=박성준 기자)

[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수년간 이어져 온 부동산 광풍이 잠잠해진 지 어느덧 1년이 넘었다. 코로나19 시즌 전 세계적 유동성 공급은 인플레이션을 야기시켰고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리인상으로 세계 경기는 긴축 흐름에 반강제로 동참하게 됐다.


하지만 정부는 건설업과 부동산 시장의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해 금리만 인상하면서 마냥 손 놓고 있을 순 없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할 수밖에 없고, 최근에도 가능한 선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며 시장 안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남은 것은 시행사 혹은 건설사들이 이 판에서 살아남기 위한 원가율 전쟁을 벌이는 것이다. 이미 부동산 호황기 때 주택사업을 크게 늘리거나,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에 실패한 건설사들은 매출액보다 원가율이 높아져 심심찮게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시행사들도 몇 년간은 고점에 물린 땅을 처분하기 바빴다.


이들이 인플레이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분양가를 높이는 방법밖에 남지 않았다. 이미 오래전부터 고분양가 논란은 이어져 왔으나 현재는 건설사나 시행사가 여론의 눈치를 볼 여유가 없다. 분양가를 올리지 않으면 사업수지가 맞지 않아 아예 프로젝트 진행이 불가능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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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이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아이러니하게 높아진 분양가로 인해 묻지마 청약이 활개치던 부동산 광풍도 어느 정도 진정됐다는 점이다. 이것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에 의한 합리적인 가격의 수렴과는 조금 다른 배경이 있다.


보통 우리나라에서 주택을 구매할 때 매매보다는 청약에 주로 관심을 가지는 데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분양가와 매매가의 차이에서 나오는 안전마진을 노리기 때문이다. 주택이라는 상품이 실거주의 요건과 더불어 투자자산의 역할도 커서다.


이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청약제도의 허점이기도 하지만, 주택상품을 공급하는 시공사나 시행사의 입장에서도 프로젝트 비용의 조달을 위해서 선분양 체제를 밀고 갈 수밖에 없었다. 오랜 기간 청약과 선분양에 의한 거래방식이 자리잡았고, 집을 건설하는 동안 발생하는 인플레이션 만큼 청약 당첨자는 이익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선분양으로 인한 분양가와 이후 매매가의 차이가 당연히 일정 부분 벌어진다는 확신이 있어서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렸지만, 최근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이 믿음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분양가는 인플레이션으로 높아진 반면, 매매가는 금리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오히려 낮아져 두 가격 사이의 간격이 많이 좁아졌다. 다시 말해 청약에 당첨돼 분양권을 가지더라도 이익을 거둘 수 있을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청약에 들이는 노력과 더불어 여러가지 부대 비용을 생각했을 때 구태여 미리 분양을 받아 주택을 구매할 이유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최근 일부 건설현장의 부실시공 이슈까지 리스크로 고려한다면 완벽하게 검증되지 않은 건물을 미리 산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다.


물론 수도권 내 상급지로 치부되는 곳은 여전히 인기가 많다. 이러한 지역은 아직까지도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조금만 잘못된 선택을 하게되면 지금의 주택시장은 속절없이 물리는 살얼음판으로 변했다. 부동산으로 한몫을 잡겠다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낮아졌다.


아직까지 인플레이션으로 곡소리를 내면서도 이 덕분에 뜻밖에 치료된 한국의 고질적인 병폐 두 가지가 떠오른다. 바로 부동산 불패신화와 공무원 지상주의다. 인플레이션의 위력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점차 똑똑해진 것인지 알 순 없지만 한국 사회를 좀먹던 이 둘은 어느샌가 말끔히 사라져 버렸다. 세상을 지배하던 패러다임이 이렇게 갑자기 변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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