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유상증자 이전은 물론 이후에도 한화오션의 과제는 주가 관리가 될 전망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는 1차로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 후 남은 수량을 일반 주주에게 배정한다. 여기서도 실권주가 발생하면 이때는 주관사를 맡은 증권사들이 나서서 인수하기로 했다. 주관사단이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하지만 주관사단이 인수한 물량은 잠재적 매도 물량으로 투심을 꺾을 수 있는 요소다. 

현재 알려진 발행가액 2만2350원은 확정가가 아닌, 예정 금액이다.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확정 발행가액이 높아질 수도, 낮아질 수도 있다. 예정 발행가액 보다 낮은 금액으로 확정되면 '2조원' 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청약 미달 구세주 주관사단, 잠재 매물 주의

한화오션은 2조원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11월 8일과 9일 양일간 구주주를 대상으로 신주를 배정하는 청약을 진행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이 책임져야 할 물량은 신주의 약 38%에 해당하는 3447만7042주다. 나머지 62%에 해당하는 주식을 사줄 주주를 모집하기 위해 11월 13일, 14일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일반공모 청약에서도 다 팔지 못하면 주관사단이 실권주를 인수할 예정이다. 

잔액을 인수할 공동대표 주관회사는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다. 

일반 공모에서 실권이 발생하더라도 주관사단이 실권주를 떠안기로 하면서 청약 미달에 대한 위험은 피했다.

그러나 대량 실권이 나와 주관사단이 과도한 물량을 인수할 경우 주가 흐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잔액을 인수한 증권사들이 물량을 조기에 장내에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 측은 "인수한 실권주를 일정 기간 보유하더라도 잠재 매각 물량으로, 주가 상승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위험 요소를 설명했다. 

◆발행가 확정까지 주가 관리 필요

한화오션은 오는 20일 1차 발행가액을 확정할 예정이다. 20일을 기준으로 한달간, 1주일간 각각 평균 주가를 구하고 20일 종가와 비교해 가장 낮은 금액을 기준 주가로 정하게 된다. 여기에 일정 수준의 할인율을 대입해 구한 값이 1차 발행가액이 된다.  

1차 발행가액이 중요한 게 확정가를 정하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통상 1차, 2차 발행가액 중에 낮은 금액을 정하지만, 한화오션은 2차 발행가액을 정하는 과정은 생략했다. 물론 확정가 옵션에는 다른 경우의 수도 있다. 만약 1차 발행가액이 너무 낮다면, 청약일전 3거래일부터 5거래일까지의 평균 주가에서 40% 할인한 가격을 발행가로 할 수 있다. 

물론 이 모든 옵션은 주가가 오를수록 한화오션에 유리하다. 만약 예정 발행가 2만2350원 보다 낮은 금액으로 확정될 경우 회사가 원하는 2조원을 조달할 수 없다. 앞서 예정 발행가액은 가장 최근 거래일의 종가(3만5850원)가 가장 낮아 이를 기준으로 삼았다. 

현재 한화오션 주가는 예정 가액을 정했을 때보다 낮다. 14일 한화오션 주가는 주당 3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까지만해도 주당 4만원대까지 치솟다가, 이달들어 계속 내리막이다.

한화오션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주가 하락으로 발행가액이 낮아져 당사가 목표로 하는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