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김앤장법률사무소(김앤장)가 올 3분기에도 빼어난 실적을 올리며 국내 대표 법무법인의 명성을 이어갔다. 딜사이트가 확보한 15개 법무법인 중 가장 많은 딜을 자문하며 9조원이 넘는 실적을 올렸다. 올해 줄곧 3위 자리에 머물렀던 세종은 직전분기보다 높은 자문실적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위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였다.

2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김앤장은 올 3분기 총 9조4870억원의 인수합병(M&A) 법률자문 실적을 기록하며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M&A 딜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년 동기 실적(13조7303억원)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직전분기(8조8826억원) 보다는 실적을 끌어올렸다.

◆ 최다 자문 휩쓴 김앤장, 첫 2위 오른 세종

김앤장은 3분기 국내 법무법인 중 M&A 분야에서 가장 많은 법률자문을 진행했다. 총 29건의 딜을 자문했는데, 20건을 넘긴 곳은 김앤장이 유일했다.

메가딜도 대부분 휩쓸었다. 최대어였던 SK쉴더스(2조158억원) 매각, 에어퍼스트(1조1200억원) 소수지분 투자, 루트로닉(9720억원) 경영권 이전 등에 모두 자문을 제공했다. 3개 딜에서 올린 자문 실적만 4조원이 넘는다.

이밖에 김앤장이 관여한 주요 딜로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5769억원) 지분투자, 크로다 인터내셔널의 솔루스바이오텍(3500억원) 인수, HMG글로벌의 고려아연(5272억원) 인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무신사(2400억원) 투자, 세하의 한국제지(4111억원) 흡수합병 등이 있다.

2위 자리는 올해 처음으로 세종이 차지했다. 5조590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1·2분기에는 각각 태평양, 광장에 밀려 3위에 처져있었는데, 3분기 실적을 끌어올리며 두 회사보다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직전분기 대비 실적이 상승했는데, 이는 김앤장, 세종, 태평양 등 3곳만 이룬 성과다.

세종은 총 18건의 딜을 자문했다. 이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SK하이닉스가 1조1200억원을 받고 수처리센터를 SK리츠에 넘긴 딜이다. 이밖에 한앤컴퍼니의 루트로닉(9720억원) 인수, IMM크레딧앤솔루션의 KT클라우드(6000억원) 투자, GIC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5769억원) 투자 등에도 자문을 제공했다.

◆ '兆단위' 실적 유지한 광장·율촌·태평양...딜 감소에 실적 동반 하락

올 3분기 1조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한 곳은 ▲김앤장 ▲세종 ▲광장 ▲율촌 ▲태평양 등 5곳 뿐이다. 이중 3위에 이름을 올린 광장은 3조238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광장이 자문한 주요 딜로는 CJ CGV의 유상증자(5700억원) 및 신주발행(4500억원), 솔루스바이오텍(3500억원) 매각 등이 있다.

뒤를 이은 곳은 율촌과 태평양이다. 율촌은 총 2조3865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율촌이 자문한 주요 딜로는 에코프로비엠이 발행한 4400억원규모 전환사채(CB) 인수, 큐캐피탈의 큐로CC(2500억원) 매각 등이 있다. 태평양은 블랙록의 에어퍼스트(1조1200억원) 지분투자, KKR의 무신사 투자(2400억원) 등을 자문했다.

3분기는 올해 들어 법무법인들의 실적이 가장 저조한 시기였다. 15개 법률사무소들이 기록한 합계 실적은 24조3818억원이다. 지난 1, 2분기에는 각각 41조5577억원, 25조856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1분기 대비 41.3%, 2분기 대비 5.7% 감소한 수치다.

법무법인들의 저조한 실적은 딜이 급감한 시장상황과 관련이 깊다. 올 3분기 기준 완료된 M&A 딜은 총 133건이다. 전년 동기에는 208건이 클로징 됐다. 올 3분기에만 딜이 약 36% 감소했다.

같은 시기 법무법인 별로 자문한 딜 개수를 비교해 살펴보면 김앤장 66개→29개, 세종 36개→18개, 광장 50개→16개, 율촌 23개→16개, 태평양 18개→8개 등이다. 대다수 법무법인들의 딜 자문 개수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