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대신증권과 교보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종투사 요건에 걸맞은 자기자본 규모를 갖추기 위해 사옥 매각, 유상증자 등을 진행했다. 종투사 인가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회사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두 증권사의 행보가 증권업계 전반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달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본사 사옥(대신343)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이지스자산운용을 선정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대신343의 가치는 6500억~7000억원 수준이다. 대신증권과 이지스자산운용은 원활한 사옥 매각을 위해 가격·매각 시점 등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증권은 종투사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사옥 매각을 결정했다. 자본시장법상 종투사 신청을 위해서는 자기자본 규모 3조원(별도기준) 이상 외형을 갖춰야 한다. 올해 상반기 말 별도기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2조1007억원이다. 사옥 매각 이후 부족한 자금은 계열사 유보금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교보증권 역시 종투사 인가를 목표로 자본 확충에 나섰다. 교보증권은 지난 8월 교보생명보험을 대상으로 25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1주당 발행가액 5070원, 4930만9665주)를 진행했다. 교보증권이 유증으로 자본을 늘린 건 2020년(2000억원) 이후 약 3년 만이다. 상반기 말 별도기준 1조6205억원이었던 자기자본 규모는 1조8705억원까지 불었다.

두 증권사가 종투사 인가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사업 영역을 대폭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까지 확대된다. 헤지펀드에 자금을 대출하거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도 제공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금융투자협회가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하면서 일반환전 업무 문턱이 낮아진 점도 유인요소다. 규정 개정 전 일반환전 업무는 자기자본 규모 4조원 이상 증권사만 가능했으나 개정 후 3조원 증권사도 해당 업무를 취급할 수 있게 됐다. 대신증권과 교보증권 모두 신사업 진출로 실적 확대를 노릴 수 있는 셈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종투사로 지정된 국내 9개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는 2012년 말 22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54조8000억원으로 1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중소형 증권사 자기자본 규모는 12조9000억원에서 22조5000억원으로 73%에 그쳤다. 이에 시장에서는 수익 확대를 위해 종투사지정을 노리는 증권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종투사로 지정되면 기업금융(IB)·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비롯한 모든 사업 부문에서 꺼내들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진다"며 "금융당국도 증권사 대형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종투사에 도전하려는 증권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