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아이에스동서가 100% 자회사인 아이에스해운에 최근 120억원을 출자했다. 아이에스해운은 계속된 손실과 보유 선박의 매각으로 해운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제기돼왔다. 아이에스해운은 이번에 출자받은 자금을 선박 구매에 사용해 이 같은 우려를 잠재운다는 계획이다. 

아이에스해운은 해상화물운송업을 주 사업목적으로 2010년 5월25일 설립했다. 자본금은 127억5000만원으로 모두 아이에스동서가 출자한 금액이다.

회사의 대표는 아이에스동서 현 사장이자 창업주 권혁운 회장의 아들인 권민석씨가 2013년부터 맡아왔다. 권 대표는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까지 마친 인물로 인수합병(M&A) 및 벤처투자에 능하다.

권 대표의 이 같은 성향이 반영되면서 아이에스동서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최근 수년간 건설 사업에서 환경폐기물 사업으로 넓혀가고 있다.

해운업은 아이에스동서의 주력사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2021년 세계적 호황 덕분에 아이에스해운 역시 16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그러다 1년 만인 2022년 갑작스런 금리인상과 글로벌 해운경기 침체로 11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때부터 아이에스해운은 총부채가 자산규모를 넘어서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가장 최근 기준인 올해 상반기 아이에스해운의 총자본금은 마이너스 81억원이다.

이에 따라 아이에스해운이 사업을 중단할 것이란 추측도 있었다. 아이에스해운은 실제로 지난해 12월 보유한 선박 2척의 매각을 위한 계약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고, 이어 올해 2월과 4월 선박 매각을 각각 완료했다. 곧이어 아이에스해운은 선박취득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인 WISDOM SHIPPING 1 SPC, WISDOM SHIPPING 2 SPC도 올해 상반기에 청산 종결했다.

아이에스동서는 2021년까지는 해운사업을 건설, 환경 등과 마찬가지로 각각의 개별사업으로 분류했지만 지난해부터 기타 사업부문에 포함시켰다. 기타 사업부문은 임대와 서비스 등을 포함해도 아이에스동서 전체 매출액의 2%에 그친다. 그만큼 회사 내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선박 매각과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을 병행하면서 아이에스동서가 해운사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번에 아이에스해운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아이에스동서가 참여하면서 세간의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아이에스동서가 아이에스해운에 출자한 120억원은 지난 4일 납입을 완료했다. 아이에스동서 측은 이번 출자 목적이 신규선박 취득이라고 밝혔다. 해운사업에 대한 지속 의지를 묻는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그런 것으로 안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