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이오플로우가 경영권 매각 대금 지급일을 약 2주 남겨놓고 주권거래가 정지됐다. 미국 인슐렛이 이오플로우를 상대로 매사추세츠 법원에 제기한 지적재산권 침해 및 부정경쟁 소송 관련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탓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오플로우는 전날 해외 소송을 이유로 주요 사업인 이오패치 제품에 대한 영업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이오패치 제품 중 EOPump (Actuator)는 제외했다. 해당 제품 매출은 지난해 매출액(67억원) 대비 39.86%(26억원)를 차지한다.

인슐렛은 이오플로우가 자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오플로우는 인슐렛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사실이 없지만, 향후 소송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오패치 제품의 생산, 마케팅, 판매를 모두 중지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이오플로우의 영업정지 발표가 '주된 영업이 정지된 경우'에 해당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거래소는 다음달 1일까지 이오플로우가 실질심사 대상이 맞는 지 검토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이오플로우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란 것이다. 이오플로우 최대주주 김재진 대표는 지난 5월 메드트로닉코리아홀딩스와 보유주식 전량(18.54%)를 주당 3만원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총 매각가격은 1692억원으로 오는 25일 대금의 60%를 지급하고 나머지 40%는 최장 3년간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매수인 측은 선행 조건으로 기업결합신고 및 관계기관 승인과 보통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요구했다.

아울러 메드트로닉코리아홀딩스는 오는 25일 157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이오플로우 1292만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여기에 구주 인수분과 공개매수 진행분을 합쳐 지분율을 53%까지 끌러올린다는 계획이다. 이후 공개매수를 통해 자진상장폐지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다만 이번 거래정지가 경영권 매각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기업가치 변동과 함께 핵심 기술에 대한 법률 리스크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오플로우는 "미국 및 한국 소송대리인 또는 법률자문사와의 협의를 통해 가처분 결정에 대한 이의제기 등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소송 외적으로도 당사의 생산, 판매, 마케팅을 재기하기 위한 수단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