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황지현 기자] 일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국내 불법 영업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해당 거래소는 국내 금융당국에 영업신고를 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제도적인 도움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2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이 미신고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하다가 수익과 원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

대표적인 거래소로는 MEXC가 거론된다. 한 국내 투자자는 MEXC 거래소가 자신의 원금과 수익을 합친 8만1980달러(약 1억1100만원)을 출금시켜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한 투자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현재 계정이 영구 정지됐고, 계정에 있는 8만불(8만1980달러)를 출금시켜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9월 초 MEXC에서 사이버 코인을 선물 거래했고 2만달러 수익이 났다. MEXC에서 출금을 해주지 않는 상황"이라며 "그 당시 상담원은 리스크 탐지로 출금을 중지했고 한 달 뒤에 출금해 준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MEXC 측은 해당 투자자에 "해당 계정 및 비정상적인 거래가 있음을 엄격히 확인해 발견했고, 이에 따라 이용약관 운영 방침에 의거해 관련된 손실을 공제했다"는 답변만 내놨다.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한 설명이나 해명은 제대로 하지 않은 상황이다.

MEXC의 이 같은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8월에는 MEXC 거래소를 이용하다 수익금을 모두 몰수당했다는 인증 글이 가상자산 커뮤니티에 다수 올라왔다. 당시 MEXC는 "공정한 거래가 아닌 것으로 판단돼 계정을 동결하고 수익금을 공제 처리했다"고 투자자에게 설명했다.

MEXC 사용자 약관에는 이용자에게 불리한 조항이 있다. 21조는 계정 제한과 관련된 조항으로 '당사는 언제든지 절대적인 단독 재량으로 귀하의 계정에 다음 조치를 시행할 권리가 있음을 동의하고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가상자산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해당 약관은 불공정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거래소의 판단으로 계좌 및 자산 동결, 이익환수까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거래소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상 규율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해외 거래소는 외국에 소재해있고 운영자가 누군지 모르기때문에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형사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수사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소비자연맹 피해구제참여 게시판에는 미신고 해외 거래소들로부터 사기 피해를 입었다는 신고가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피해자들은 '가상자산 인출 진행이 24시간 넘게 진행 중만 뜬다', '2년 넘게 인출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 '내부거래 혐의로 출금 정지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했던 시기에는 해외 거래소 피해 신고가 많이 들어왔다. 지금은 시장이 좋지 않아 그 정도까지는 신고가 접수되진 않지만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신고를 하지 않은 거래소로부터 피해를 입은 경우 제도적으로 구제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이용하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MEXC는 SNS채널과 이메일 등으로 관련 사항에 대해 문의를 했지만 별도 답변을 해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