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막걸리는 주류지만 건강식품으로 불려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전라북도 진안군 성수면 고즈넉한 곳에 위치한 성수주조장. 10일 오후 서늘한 바람을 헤치고 도착한 이곳에서 만난 진양우 대표는 양조된 막걸리를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막걸리는 자연 발효로 양조되는 만큼 유익한 미생물이 함유돼 있고 항산화 작용과 장 건강 개선, 비타민 B2 등 다양한 영양소도 포함돼 있다"며 "최근 젊은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세계적으로도 막걸리가 인정받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1925년 설립된 성수주조장은 탁주와 약주, 청주 등 전통주 면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딸기·복숭아·포도 등을 활용한 프리미엄 생막걸리를 생산 판매 중이다. 하루 최대 150병만 생산하며, 원료는 진안 마이산 계곡물과 전북의 신동진 특등급 쌀, 누룩 등이다. 성수주조장에서는 막걸리를 삼양주(세번을 빚어 만드는 방식)로 양조하며 아스파탐 등 일체의 화학감미료 및 첨가물을 넣지 않고 술을 빚고 있다. 이에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막걸리와 달리 숙취가 덜하다는 게 진 대표의 전언이다.

그는 "보통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막걸리를 마시면 머리가 아픈데 이것은 약 1주일(한번 빚은)정도 된 일양주이기 때문"이라며 "성수양조장 막걸리는 약 20일간 세 번에 나눠 술을 빚고 1개월 저온숙성한 후 판매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진 대표는 당초 막걸리 사업과 큰 관련이 없었다. 전북대 전자재료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형인 진양곤 HLB그룹 회장이 인수했던 하이쎌(현 이엔코퍼레이션)의 연구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가 2010년 이후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사업 정리 후 사업아이템으로 막걸리를 선정하고 90여곳에 달하는 지역 막걸리 양조장을 돌아다녔다. 이후 진안 지역에서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성수주조장을 지난해 2월 인수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그는 막걸리 사업을 시작하면서 원료를 예전처럼 그대로 사용하되, 양조 과정을 원격관리하는 시스템으로 변경했다. 지역 전통막걸리가 상대적으로 비위생적이란 판단 하에 식품의약품안전처(HACCP) 인증을 취득하는 등 자체적인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그 결과 지난해 해외 품평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국내 전통주의 위상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세계 3대 주류 품평회 중 하나인 '2022 몽드 셀렉션'에서 금상을 수상했으며, 국내 최초로 홍콩주류박람회(동상)와 국제미각품평회(1스타)에서 상을 받았다. 또한 같은해 HLB글로벌의 '아임얼라이브 콤부차'와 협업 제품을 출시해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진 대표는 "전통주 제조는 HACCP 인증 예외 품목이다보니 대다수 전통 양조장의 위생은 형편없을 정도인데 이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막걸리의 맛은 유지하면서 위생적인 양조환경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진 대표는 단순 막걸리 사업에 그치지 않고 사업 확장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으로 내년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유통기한이 짧은 생막걸리에서 나아가 살균 막걸리 제조시설을 구축해 해외 수출 등에도 적극 나서겠단 입장이다. 아울러 막걸리를 양조하고 남은 술지게미를 활용해 개와 고양이 등 애완동물 사료 사업 진출도 타진 중이다.

그는 "현재 연매출이 3억원 수준이지만 수출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이르면 오는 2025년부터는 수십억원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HLB글로벌 등 그룹과의 마케팅 시너지 또한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막걸리 시장 부흥을 위해 주세법 개정의 필요하다"며 "현행법상 막걸리에는 원재료외 부재료 함유량을 20%내로 제한하고 있는데, 막걸리의 맛과 대중성을 위해서 부재료 함량을 더 늘린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