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아가방컴퍼니가 중국서 수익성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일찍이 중국에 두 개의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이어왔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현지서 사업을 확장하지 못한 것. 여기에 최대주주인 랑시코리아도 당초 전망과 달리 현지 시장에 대한 교두보 역할을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가방컴퍼니는 1997년 업계 최초로 연태아가방복식유한공사를 설립하면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현지인들의 취향을 고려한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백화점 등 주요 유통 채널에 판매해 외형을 키워왔다. 이 덕분에 해당 법인은 2012년 64억원의 매출과 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에 아가방컴퍼니는 2013년 상하이에 '상해아가방무역유한공사'(현 북경아가방무역유한공사)를 설립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중국 정부가 산아제한정책 완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상하이 법인은 영업·판매, 옌타이 법인은 생산·물류 중심으로 재편해 커지는 수요에 대응하겠단 의도에서다. 

여기에 2014년 중국 패션 기업인 랑시그룹 자회사 랑시코리아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현지 사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당시 신동일 랑시그룹 회장은 중국 내 운영 중인 600여개 매장을 활용해 아가방컴퍼니 매출을 3년 내 20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단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2016년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이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신 회장의 목표는 물거품이 됐다. 실제 2014년 67억원을 기록했던 중국법인(연태·북경)의 총 매출은 2017년 57억원으로 3년 새 10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어 ▲2018년 70억원 ▲2019년 74억원 ▲2020년 55억원 ▲2021년 47억원▲2022년 65억원을 기록해 외형 성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재 생산과 직영매장 출점을 멈추지 않은 결과 북경법인은 2013년부터 연태법인은 2020년부터 적자만 내고 있는 상태다. 이에 아가방컴퍼니는 영유아 스킨케어 브랜드 '퓨토', 유아용품 브랜드 '디자인스킨' 등을 앞세워 중국 시장을 재공략 할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현지서 궈차오(애국 소비주의) 열풍이 심화되고 있는 데다 유아복 수요가 수입 명품 브랜드와 현지 중저가 브랜드로 양분화되고 있어 단기간 내 흑자전환을 이루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 중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중국 유아복과 유아용품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고가 프리미엄 수요는 해외 명품에 집중된 반면, 중저가 브랜드 수요는 현지 업체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궈차오(애국 소비주의) 열풍이 확산되고 있어 흑자전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이라며 "해외 명품 유아복에 대한 수요는 현지 브랜드로 쉽게 바뀌지 않지만 보다 저렴한 중저가 유아복 수요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랑시그룹은 아가방 인수 당시 현지 유통망을 활용한 판매 확대로 국내 저출산 여파를 상쇄하겠단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도 매출을 유의미하게 키우지 못했다"며 "국내 브랜드와 현지 시장을 잇는 역할을 계획대로 해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가방컴퍼니 관계자는 "최근 매출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내년엔 북경 법인의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퓨토 등 다양한 브랜드 진출과 동시에 온라인 사업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