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면서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 사장은 임기 마지막해 분기 흑자전환을 이끈 데 이어 무려 9년 만에 연간 흑자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삼성그룹은 통상 12월 초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다. 

1961년생인 정 사장은 1984년 삼성중공업 선장설계부로 입사해 영업팀장(상무), 리스크관리팀장(전무), 기술개발본부장, 조선소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인물이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정 사장에 대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한 조선업 전문가라고 소개했는데, 무엇보다 정 사장이 2014년부터 3년간 리스크관리 팀장을 맡았던 경험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여겨진다. 

정 사장은 2021년 3월 임기를 시작해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그가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당시의 삼성중공업은 6년 연속 적자에 빠진 상태로 어느 때보다 실적 개선이 시급한 시기였다.

물론 오랜 시간 지속된 경영위기를 단기간에 바꾸긴 어려웠다. 정 사장은 임기 첫해 1조원에 달하는 적자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외주비, 인건비 인상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연간 영업손실 1조31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업황 부진으로 2년 전 수주물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통상 조선업은 선박을 수주한 후 건조에 들어가면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실적 반영까지 1~2년여의 시차가 발생한다. 삼성중공업의 수주액은 2019년, 2020년 각각 71억달러, 55억달러로 저조했다. 이에 따라 2021년에는 전년도(-1조541억원)에 이어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사실 실적만 놓고 보면 반등의 기미는 없었으나 수주량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됐다. 신규 수주량이 전년보다 두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2021년 122억달러, 2022년 94억달러, 올해 10월 누적 66억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수주 성과에 힘입어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96억원으로 22개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이후 2분기 589억원, 3분기 758억원을 기록하며 3개분기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시황이 개선된 데다 고부가가치선인 액화천연가스(LNG)선, 컨테이너선 등을 중심으로 선별수주한 점도 한몫했다. 

조선소 현장에서도 비용절감 노력으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정 사장은 취임 이후 줄곧 '스마트 야드'를 강조하며 스마트 제조혁신의 고도화를 중점 과제로 꼽았다. 건조량이 증가함에 따라 공정 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이 내실을 다지는데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영업·설계·구매·생산 등 전 업무 영역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한편 빅데이터 기반으로 작업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해 불필요한 작업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같은 흐름을 이어가 2015년부터 이어진 적자고리를 끊고 9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이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2356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컨센서스는 6개월 전 1703억원, 3개월 전 2148억원에서 1개월 전 210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최근 다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