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프롭테크기업 알스퀘어의 투자자문본부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전임자가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고 후임자는 현재까지 구해지지 않았다. 부동산 업계에선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올해 초 박응한 알스퀘어 투자개발법인 대표를 새로 영입한 것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한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윤영 알스퀘어 투자자문본부장 상무는 최근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구체적인 향후 거취와 후임자 영입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이윤영 상무가 최근 퇴사한 것은 사실"이라며 "올해 2월 입사한 박 대표가 당분간 이 전 본부장이 거느리던 투자자문본부를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상무는 15년 이상 부동산업계에 몸담아온 베테랑이다. 중앙대학교 건설환경공학 학사, 한양대학교 도시공학 석사를 졸업하고 2007년 디벨로퍼 청원의 경영기획실 과장으로 업력을 쌓기 시작했다.

5년 동안 부동산 시행 업무를 경험한 이 전 상무는 ▲2012년 제이알투자운용 ▲2013년 디벨로퍼 BS재우 ▲2015년 쿠시먼앤웨이크필드코리아 등을 거쳐 2021년 알스퀘어 투자자문본부장으로 합류했다. 쿠시먼앤퀘이크필드코리아에선 ▲판교 알파돔시티 6-3 블록 빌딩 ▲스테이트타워 남산 ▲BNK디지털타워(옛 플래티넘타워) ▲문래동 영시티 빌딩 등 굵직한 거래를 성사시켰다.

알스퀘어에 입사한 이 전 상무는 "알스퀘어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시장의 수요를 선점하겠다"며 본인만의 조직을 구축해 나갔다. ▲투자자문팀 ▲매입매각팀 ▲빅데이터 컨설팅팀을 설립하고 인력을 영입·재배치해 현재의 투자자문본부를 만들었다.

이 전 상무의 투자자문본부는 지난해 형지빌딩 거래를 성사시키며 알스퀘어의 매각자문 경쟁력을 시장에 알렸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로 322에 위치한 형지빌딩은 당시 3.3㎡당 매입가가 4625만원, 총 매각가 13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잔금 납입을 완료했다.

알스퀘어의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쓴 그가 회사를 떠난 이유는 시장의 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의 급감으로 조직과 인력을 유지하는 데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이 매각자문 조직을 유지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일부 자문사는 조직개편을 통해 매각자문 부서를 없애기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박응한 대표를 지난 2월 영입한 게 발단이 됐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박 대표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 동안 행정공제회에서 부동산인프라본부장을 맡은 인물로 현재 회사의 고문과 알스퀘어 투자개발법인의 대표를 맡고 있다. 회사 내부에선 부동산투자자문 분야의 총괄을 맡으며 이 전 상무와 조직의 방향성을 두고 갈등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박 고문은 12년 동안 행정공제회의 최장수 부동산 투자 책임자로 활약한 인물로 이전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론스타, 극동건설, 삼환기업을 거친 베테랑"이라며 "데이터 기반 투자자문을 추구하던 이 전 상무와 내부적으로 불협화음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문팀을 처음 조직한 인사가 회사를 떠나면서 알스퀘어의 부동산 매각자문사업은 시작 단계부터 암초에 직면하게 됐다. 다만 알스퀘어 관계자는 "박 대표 역시 한 조직을 오래 이끈 인물에다 성격이 원만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불화 가능성은 낮았을 것"이라며 "이미 퇴사한 개인에 대한 이야기라 자세한 내용은 확인과 답변이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