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차병원·바이오그룹이 대구백화점 인수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인수설과 관련해 실사 진행 여부와 시너지 등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까닭이다. 업계에선 해당 백화점 인수와 관련해 차바이오그룹이 의료센터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단 반응이 나오고 있다. 

21일 차바이오그룹 관계자는 "최근 알려진 대구백화점 인수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며 "부동산 등에 대해서도 (아직) 관련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대구백화점 인수를 위한 실사 진행 및 사업 시너지 유무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차바이오그룹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대구백화점 인수 추진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백화점이 지난해 감사인으로부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지적을 받는 등 부실기업으로 낙인 찍힌 터라 해소되지 않은 우발채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사업성 측면에서 1000억원에 육박하는 해당 부동산을 매입하는 게 타당한지 검토하고 있단 것이다.

일단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차바이오그룹이 이미 실사를 마치고 구정모 회장 등이 보유한 대구백화점 경영권 지분(32.25%) 인수를 검토하고 있단 관측이다. 차바이오그룹 입장에서 대구백화점 인수는 백화점 유통사업을 영위한다기보단 병의원 기반 시설 구축에 방점을 찍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이 골자다. 대구백화점 인수 시 본점 건물을 의료센터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단 얘기다. 

대구백화점은 경영난으로 인해 2021년 폐점된 본점 외에 대구 대봉동에 위치한 대백프라자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중 본점이 위치한 동성로는 전통적으로 핵심 주요 상권인 데다 성형·미용·치과 등 다양한 분야의 의료기관들이 밀집돼 있는 탁월한 지리적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차바이오그룹이 대구 중구 덕산동 소재 반달스퀘어(삼성생명빌딩)에 자리잡은 대구차병원 난임센터에 대한 임차 이전을 추진하거나 증설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바이오그룹의 입장대로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지만 인수 작업이 본격화되면 현재 영업 중인 대백프라자까지 포함될 수도 있다"며 "차바이오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을 볼 때 대백프라자의 경우 인수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만약 포함되면 (차바이오그룹이) 새로운 사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전망에 대해 차바이오그룹 관계자는 "추가적인 사안 역시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어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추후 공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