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한국자산신탁이 올해 3분기 영업수익(매출)은 전년도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보수적인 사업 기조를 유지한 탓에 신탁 수수료 수익은 줄었지만 이자 수익 등으로 영업수익 규모를 유지했다. 반면 영업비용이 전방위적으로 증가하며 영업이익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2일 한국자산신탁에 따르면 3분기 영업수익은 570억원, 영업이익은 29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0.3% 상승해 사실상 보합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75억원에서 20.8%나 감소했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3분기 영업수익은 수수료 수익이 2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했지만 이자수익(268억원)이 26.8% 증가해 수수료 수익과 기타 수익의 감소분을 만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이자비용과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이 판관비의 감소비용보다 크게 늘어 전체적인 감소를 불러왔다. 3분기 전체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41.5% 늘었는데 대부분 신용손실충당금 156억원이 차지했다. 신용손실충당금은 대출채권에서 손실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일정 비중의 충당금을 쌓는 것을 말한다. 

특히 3분기 누적 영업비용은 979억원인데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비용인 861억원을 넘어섰다. 최근 5년 내 가장 많은 영업비용을 지출한 2019년(1092억원)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상승 등 여파로 금융비용이 증가한 탓이다.  

현금흐름도 악화했다. 한국자산신탁의 3분기 누적 현금흐름은 연초 대비 1083억원 유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활동현금흐름에서 일부 만회하긴 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만 2947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한국자산신탁의 올해 3분기 보유 현금은 493억원에 불과하다. 예치금 73억원까지 더하면 56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00억원이 넘는 현금 보유량에서 꾸준히 유출을 거듭하며 현재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3분기 누적 수주는 604억원으로 전년 동기(1083억원) 대비 55%에 그친다. 차입형 토지신탁 수주만 뜯어보면 3분기까지 전체 3건으로 전년 동기 6건의 절반이다. 지난 코로나 기간인 2020년, 2021년 매년 11건씩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현재는 4분의 1 수준이다. 아직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어 여전히 보수적인 수주 전략을 유지하며 리스크 관리를 지속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유 자산의 충당금 설정액도 늘리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 한국자산신탁의 충당금 설정액은 1136억원으로 연초 581억원 대비 61.4% 늘었다. 대손충당금 772억원, 대손준비금 364억원으로 각각 연초 대비 26%, 260% 증가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4년 상반기까지 신탁업계의 수주 감소가 불가피한 가운데 한국자산신탁은 이미 확보한 재건축 사업장에 집중해 실적을 만회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