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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만족하는 '딜'은 없다
이세정 기자
2023.11.28 09:00:15
HMM M&A, 본입찰 마감에도 잡음 여전…자본 논리 따를 수밖에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08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HMM)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내 1등 컨테이너 선사인 HMM(옛 현대상선) 매각 본입찰이 변수 없이 마감됐다. 복수의 인수 후보자가 등판하면서 유효 경쟁이 성립된 덕분이다.


2016년 현대그룹을 떠나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HMM은 7년 간 잠재 매물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이 회사를 향한 시장 안팎의 관심은 그리 크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돈'을 벌지 못했기 때문이다. HMM은 현대상선 시절이었던 2011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기 직전인 2019년까지 4조원에 육박하는 누적 적자를 쌓았다. 한진해운 파산으로 국내에 남은 유일한 원양국적선사란 상징적 의미 외엔 내세울게 없었다.


하지만 팬데믹 쇼크가 HMM을 '핫한 기업'으로 만들어 줬다. 해상운임이 폭등하면서 해운업계가 유례 없는 호황을 누렸고, HMM은 10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엔 10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러자 채권단은 상당한 규모의 매각차익을 거둘 수 있는 지금이 HMM을 팔 적기라고 판단했다.


시장의 기대감은 뜨거웠다. HMM 주가는 '한국판 테슬라'를 뜻하는 '흠슬라'로 불리며 화끈하게 상승했다. 7조원대로 추산되는 HMM 몸값을 고려할 때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 등 내노라하는 대기업들이 나설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마냥 허황되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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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뚜껑을 열어본 HMM 예비입찰은 싱겁게 끝났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은 ▲LX그룹 ▲하림그룹 ▲동원그룹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 뿐이었고 모두가 손꼽은 대기업은 없었다. 이때부터 HMM 매각을 둘러싼 여러 가지 잡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 '새우가 고래를 삼킬 판' 등의 비아냥이 쏟아졌고, HMM 매각전을 중단해야 한단 목소리도 적잖았다.


HMM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는 하팍로이드를 제외한 3곳이 선정됐는데, 일찍이 인수합병(M&A) 완주 의지를 내비친 하림그룹과 동원그룹만이 본입찰에 참여했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LX그룹은 막판 불참으로 선회했다. 채권단이 최대한 빠르게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단 입장을 밝힌 만큼 연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HMM 매각전은 사실상 8부 능선을 넘은 셈이지만, 해당 M&A를 향한 논란은 현재진행중이다. 물론 각각의 입장을 따져보면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채권단은 해운업황이 더욱 침체되기 전에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잖을 터. 그동안 HMM으로 투입된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할뿐더러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HMM을 매각할 수 있을지 예단할 수 없다. 통상 해운업은 반짝 호황기 이후 장기간의 불황기를 겪는다. 채권단이 매각가를 책정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비교적 낮게 반영한 점은 단기간 내 매각을 완료하기 위함이란 게 설득력을 가진다.


HMM 내부에선 본입찰이 유찰되길 바라는 눈치다. 가장 큰 이유로는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의 자금력이 충분치 않단 점이 꼽힌다. 본입찰에 참가한 두 기업 모두 자체 자금이 부족한 터라 HMM 곳간을 건드릴 수 있단 우려가 크다. 나아가 '노비를 하더라도 대감집 노비가 낫다'는 격언처럼 대기업 품에 안기고 싶단 이유도 있을 것이다. 재계 서열 순위 27위인 하림그룹과 54위인 동원그룹이 19위의 HMM을 인수하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해관계자간 '윈-윈'은 가능하더라도, 모두를 만족시키는 M&A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결국은 M&A가 '이익'이라는 자본 논리를 따르기 때문이다. 파는 입장에선 ▲골든타임 내에 ▲최대한 많은 차익을 남길 수 있는 가격으로 ▲나쁘지 않은 평판의 거래 상대방과 딜 클로징(거래종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채권단은 최대한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는 결론을 내놔야 한다. 졸속매각을 의심하는 시선이 없도록 철저하고 신중하게 심사해야 한다. HMM이 이제 막 경영 정상화를 이룬 만큼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없이 중요하단 점도 인지해야 한다. 나아가 자칫 HMM이 잘못된 주인을 만나게 될 경우 단순히 하나의 기업이 아닌, 한국 해운업 자체가 추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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