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진 7회 연속 동결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묶었다.

가계 빚이 급증하고 있으나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 둔화가 가속화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파르고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아져 금리인상이 필요하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다"고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했는데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낮췄다. 후년 성장률은 2.3%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4%로 유지했다. 금통위원들은 "국내외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 영향으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당초보다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지난 8월 전망치보다 높아졌다. 한은은 앞서 물가상승률을 올해 3.5%, 내년 2.4%로 전망했으나 각각 0.1%포인트(p), 0.2%p 높여 올해 3.6%, 내년 2.6%로 수정했다. 금통위원들은 "향후 물가 수요 압력 약화, 국제 유가와 농산물 가격 하락 영향 등으로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예상보다 비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은은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및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