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출발지인 서울 여의도에서 밴을 타고 약 40여분간 이동하자 아파트 단지 틈 사이로 ESG켄달스퀘어리츠의 자산인 '고양 물류센터'가 거대한 골격을 드러냈다. 얼핏보기에도 쇼핑몰 2~3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를 자랑하는 회색빛 건축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마치 일반 스크린만을 접해오다 아이맥스 스크린과 마주했을 때와 흡사한 느낌을 받았다. 막연하기만 했던 '연면적 20만㎡'라는 숫자의 실체가 피부로 와닿는 순간이었다.

덩달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쿠팡의 위상도 체감이 됐다. 고양 물류센터는 100% 임차인인 쿠팡의 라스트마일(Last Mile·소비자에게 가는 직전 단계)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24시간 체제로 운영되는 고양 물류센터에는 정규직부터 아르바이트까지 하루에만 2000~3000명 가량의 근로자가 오간다. 

고양 물류센터는 단일 물량으로 월간 20만건 이상을 처리하는 쿠팡의 메가허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켄달스퀘어리츠운용 PM(Property management·자산관리)팀 관계자는 "쿠팡이 단일 임대차 계약으로 사용하고 있는 물류센터 중에서도 가장 큰 곳"이라고 말했다.

물류센터 내부는 마치 군부대 창고를 연상케하듯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다. 소비자와의 만남을 앞두고 있는 각종 구매품들이 10m 높이의 메자닌(Mezzanine·중이층) 플로어에 정돈돼 있었다. 메자닌 플로어란 단일층을 2~3개층으로 쪼개 공간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물류센터의 최상부인 7층에는 직원식당을 겸한 카페테리아가 마련돼 있었다. 육체 노동이 수반되는 물류센터 근로자들의 피로와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일 만큼 깔끔한 분위기를 풍겼다.

다음 행선지인 '부천 물류센터' 역시 고양 물류센터 못지 않은 남다른 위용을 자랑했다. 물류센터 내부의 양끝 출입구간 거리가 여의도 63빌딩(약 250m)을 눕혔을 때 보다 긴 300m에 달한다는 사실이 그 규모를 짐작케 한다. 또 쿠팡과 단일 임대차 계약을 맺은 고양 물류센터와 달리 삼성물산, BGF리테일 등 다양한 임차인들이 센터 곳곳의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날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 해도 마지막 코스인 '김포 물류센터'였다. 신선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컬리가 전체 면적의 70% 가량을 사용 중인 터라 상온 뿐 아니라 냉장과 냉동시설을 갖추고 있어서다. 

영상 4도로 유지되는 냉장시설에 들어서자 그렇지 않아도 썰렁한 기운이 맴도는 물류센터 내부를 거닐 때 보다 더한 찬기운이 느껴졌다. 냉장시설에는 쌀, 수박, 즉석밥 등 다양한 먹거리가 오와 열을 맞춰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 '이 정도 추위는 견딜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참가자들의 입에서는 일동 탄식이 흘러나왔다. 냉장시설 바로 앞 냉동시설로 들어서자 차원이 다른 냉기가 엄습해 온 것이다. 영하 20도의 맹추위 앞에선 두터운 패딩도 무용지물이었다.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당혹해하는 참가자들에게 물류센터 관계자는 "여름에 반팔 차림으로 물류센터를 방문하는 경우 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