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이노베이션이 '김준(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시대'의 막을 내리고 '박상규(SK엔무브 사장) 체제'를 맞는다. 박상규 사장의 영전으로 새 사령탑을 맞이해야 하는 SK엔무브를 비롯해 5개 계열사도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24년도 임원 인사를 7일 단행했다고 밝혔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대비와 인적 쇄신을 통한 조직 간 시너지 제고에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의 신임 총괄사장으로 내정된 박상규 SK엔무브 사장 경우 SK그룹의 다양한 사업을 거치며 전략 기획 역량과 현장 사업 감각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성장 체력을 키우고 성과를 창출하는 게 내부에서 기대하는 역할이다.

박 사장은 1987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해 SK에너지 소매전략팀장, SK㈜ 투자회사관리실 임원, SK㈜ 리테일마케팅사업부장, SK네트웍스 호텔총괄 등 주요 부서를 거쳤으며, 2017년부터 작년까지 SK네트웍스 사장, 올해 SK엔무브 사장을 역임했다.

'캐시  카우'인 정유 사업 자회사 SK에너지의 신임 사장에는 오종훈 P&M(Platform & Marketing) CIC(Company In Company) 대표가 선임됐다. 오 사장은 SK㈜ Portfolio Mgmt. 임원, SK에너지 BM혁신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풍부한 마케팅 경험을 쌓았다.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은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이사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사장은 인텔,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를 거쳐 SK하이닉스 DRAM 개발부문장, 사업총괄(COO) 등을 역임했다. '인텔 기술상'을 세 차례 수상하는 등 글로벌 제조업 전문가로 평가 받는 만큼, SK온의 제조 역량을 끌어 올리는 게 숙제다.

SK엔무브에서는 박 사장 후임으로 김원기 그린성장본부장을 발탁했다. 김 사장은 암스테르담법인장, 기유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하며 윤활유 사업 전반에 걸쳐 전문성을 쌓아 왔다. 앞으로 전기차용 윤활유(e-Fluids) 등 친환경 사업에서도 성과를 낼지가 관건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 신임 사장에는 장호준 SK에너지 솔루션&플랫폼 추진단장이 내정됐다. 장 사장은 다양한 사업을 거치며 전략 기획 역량을 쌓아 온 인사로 꼽힌다.

SK인천석유화학 신임 사장에는 노상구 SK에너지 전략운영본부장이 선임됐다. 노 사장은 생산 지원, 운영 최적화 등 핵심 부서를 두루 거쳤다.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폭 넒은 지식과 업무 경험을 지녔다는 평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에 조직 개편까지 단행해 중간 지주사로서 정예화된 조직을 구성, 매니지먼트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전략, 성과, 재무 등 주요 경영 관리 기능을 통합한 '전략· 재무 부문'을 만들고 전문성을 높인다.

사업 자회사들은 신속한 의사 결정 체계를 갖추고, 추진 중인 사업 성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SK에너지는 CIC 체제가 통합되고, 전략 본부를 신설해 목표 달성 실행력을 제고한다.

SK지오센트릭과 SK엔무브는 각각 사업화에 착수한 울산 ARC(Advanced Recycling Cluster), 전기차용 윤활유 등 본격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전담 체계를 강화했다. SK온은 제조, 연구개발(R&D)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확대에 방점을 두고 조직을 개편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역별·고객별 마케팅 전략을 고도화하기 위해 마케팅 본부를 신설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는 위기 대응에 초점을 두고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며 "이번 개편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파이낸셜 스토리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