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올해 미국의 마지막 기준금리 발표를 앞두고 채권시장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공개될 점도표(Dot plot)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의 관심사가 금리 인상 여부에서 내년 '금리 인하 시점'으로 옮겨간 상황에서, 이번 발표될 점도표는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폭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전망이라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준은 오는 12~13일 FOMC 정례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미국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5.25~5.5%로 인상한 이후 9월과 11월 연속으로 동결,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풀이됐다. 연준의 11월 초 금리동결 이후 국내외 채권시장의 강세가 펼쳐진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연준은 이번 FOMC에서도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 유력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이번 연준의 동결 전망 가능성을 98.4%로 내다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약세를 보이면서 주요 경제 지표도 둔화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 금리 인상 이후 올해 내내 동결 기조를 유지한 데 이어, 연준도 올해 마지막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면 금리 인상 국면이 끝났다는 시장의 확신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채권시장에서는 지난달부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채권금리가 급격히 낮아진 상황이다. 우리나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3.48%를 나타내는 등 기준금리(3.5%)를 밑돌고 있다. 회사채 시장에도 강세가 이어지면서 AA-등급 기준 크레딧 스프레드(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차)는 지난달 중순 85bp에서 이날 71.6bp로 한 달 사이 15bp 가까이 좁혀졌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가 현실화되지 않으면 현재 금리 수준은 투자하기에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FOMC 회의 이후 발표될 점도표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향후 금리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점도표에서 나타난 내년 금리 전망치가 시장의 기대치와 부합하지 않을 경우 최근 금리 하락 폭이 상당 부분 되돌려질 가능성이 크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내년 5월께 미국이 금리 인하에 돌입, 내년 말까지 1.00~1.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9월 발표된 점도표에서 나타난 내년 금리 전망치의 중간값은 5.1%로, 이는 내년 두 차례 정도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수준과 같다. 다만 이는 5.1%로 위원들의 전망이 수렴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난 점도표에서 4.75~5.00%, 5.00~5.25%, 5.25~5.50% 구간에 각각 4명씩 몰리는 등 연준 위원들마다 내년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 이번 점도표에서는 연준 위원들의 의견이 어느 금리 구간에 수렴하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준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제시될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은 선물에 반영된 금리 인하 기대보다 더 적은 50bp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9월 FOMC에서 확인했듯 연준위원들의 점도표 분포가 흩어져 있었기 때문에 이번 75bp 인하로 제시될 가능성도 있겠으나, 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하 기대에는 못 미치며 가팔랐던 미 국채 금리 하락 기조에 일부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