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적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당 규모는 늘리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항공기 구매비와 유류비, 이자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증가하면서 순이익이 되레 감소했기 때문이다.

12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별도기준 매출 컨센서스는 14조50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3조4127억원) 대비 8.1% 증가한 수치다.

대한항공의 외형 성장은 국제선 여객 정상화가 주효했다. 이 회사가 올 들어 지난달까지 대한항공이 실어 나른 총 여객수는 전년 동기(1588만4568명)보다 52% 증가한 2414만7484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선보다 운임 수준이 비교적 높게 형성돼 있는 국제선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다. 올 11월까지 국제선 여객 비중은 56.3%포인트 상승한 79.3%였다.

반면 올해 대한항공의 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조7687억원, 1조2693억원으로 38.7%, 28.7%씩 줄어들 전망이다. 여객기 공급이 늘면서 인건비와 유류비 등 고정비 지출이 크게 증가했을 뿐더러 4분기가 항공업계의 전통적 비수기로 분류되는 만큼 반등이 어려워서다.

실제 올 3분기 말 기준 대한항공이 직원 급여로 지출한 총액은 1조3745억원(등기임원 및 해외 근로자 제외)으로 전년 동기(1조1874억원) 대비 15.8% 증가했다. 치솟은 국제유가와 고환율 기조로 원가부담은 가중됐다. 대한항공은 연간 2600만배럴의 유류를 소모하는데, 유가가 1달러 오를 때마다 2600만달러의 손실이 반영된다. 또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27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고금리 여파도 대한항공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 회사가 올 3분기 동안 지출한 이자비용은 37.3%(2839억원→3897억원) 늘었다. 평균 금리가 1% 오를수록 400억원의 이자비용이 추가로 가산돼서다.

이렇다 보니 대한항공의 배당 확대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대한항공이 올해 초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중장기 배당정책에 따르면, 결산 기준 2023~2025년간 별도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의 30% 이내에서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게 골자다. 아울러 배당 추가 여력이 발생하면 상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올해 컨센서스로 계산해 볼 때 대한항공은 2022년 결산실적에 대한 배당금(2771억원)보다 약 1000억원을 상회하는 3800억원 가량을 배당할 수 있다. 이에 따른 보통주 기준 1주당 배당금은 종전 750원에서 1000원까지 증액 가능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순이익이 위축된 데다 노후기재 교체 등 투자 이슈가 산적해 있는 만큼 배당 규모를 늘리는 데 부담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에어버스의 차세대 기종인 A321 네오 기종 20대를 추가 도입하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4조948억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다. 기존 투자 계획에 더해 향후 7년간 매년 5850억원 상당의 추가 지출이 예정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서 밝힌 중장기 배당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