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허영수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SG프라이빗에쿼티(SG PE)가 올해 누적 운용자산(AUM) 2조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투자자(LP)들이 출자를 줄인 상황에서도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성공한 덕분이다. 20%에 육박하는 평균 내부수익률(IRR)이 LP들의 출자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G PE의 올해 누적 AUM은 2조1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1조원 중반대에 머물러 있었지만, 올해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명실상부 중견 하우스로 자리 잡았다.

SG PE의 AUM이 급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4호 블라인드펀드' 결성이 있다. SG PE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4호 펀드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민연금(1050억원)과 산업은행(1780억원)을 주축출자자로 확보해 펀드자금 상당수를 모았다. 이후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추가적으로 자금을 조달했고 지난 3월 4500억원 규모로 최종 결성을 마무리했다.

펀드 결성 뒤에는 마수걸이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4월 산업용 가스 제조·판매 업체 한국특수가스를 1500억원에 인수했다. 해당 투자는 SG PE가 단일 회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딜 중 가장 규모가 크다. SG PE는 4호 펀드를 활용해 500억원을 투입했고 나머지 자금은 프로젝트펀드(200억원), 공동운용사(300억원), 인수금융(500억원) 등을 통해 조달했다.

앞으로 회사의 AUM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SG PE는 지난 6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진행한 '4호 기업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의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캠코에서 총 1100억원을 지원받았으며 최소 22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 중이다. 현재까지 1500억원 상당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출자기관으로부터 서류 및 프레젠테이션(PT) 심사를 모두 통과하며 펀드 결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마지막 관문인 현장 실사만을 남겨둔 상태로 조만간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GP로 선정될 경우 수백억원의 추가 자금을 수혈 받게 된다. 추가 펀드 결성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SG PE가 연이어 편드 결성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높은 수익률'이 있다. 실제로 SG PE의 대표 포트폴리오로 꼽히는 코스모화학과 재영솔루텍의 IRR은 각각 33%, 51%에 달한다. 올해까지 청산을 완료한 13개의 펀드의 평균 IRR은 19.98%이며, 총 4574억원을 벌었다.

추가적인 투자 회수도 진행하고 있다. SG PE는 지난 2018년 760억원을 투자해 LX인베스트먼트와 공동으로 인수한 '한국금거래소쓰리엠'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17억원이다. SG PE가 인수할 당시 EBITDA가 66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 관계자는 "SG PE가 LP들의 연이은 선택을 받아 올해 AUM 2조원을 돌파하게 됐다"며 "올해까지 자금이 필요한 중소·중견 기업에 집중 투자하며 빠르게 성장해 온 만큼, 투자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실적이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