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자본적정성 기준인 핵심자본비율을 소폭 끌어올리며 안정적 모기지 공급의 토대를 마련했다. 핵심자본비율은 핵심자본에서 위험가중자산을 나눈 비율이다. 핵심자본은 납입자본과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된 자본을 말하며, 위험가중자산은 대출금, 미수금 등 대출자산에 위험가중치를 평가한 자산이다.

핵심자본비율이 개선되면서 주금공의 주요 업무인 정책모기지(보금자리론·적격대출·디딤돌대출) 공급의 안정성이 높아지게 된다. 정책모기지 부문은 정부의 가계대출·주택금융정책과 연계해 무주택자 및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장기·고정금리·분할상환 구조의 모기지를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정책모기지는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목적상 수익률이 다소 미미한데 이를 보완해주기 위해 공사의 높은 핵심자본비율이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공사의 핵심자본비율이 올라가면서 보금자리론·적격대출 공급액을 안정적으로 늘리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15일 주금공에 따르면 보금자리론·적격대출 공급액은 지난해 23조2233억원에서 올해 3분기 40조6995억원을 기록했다. 9개월 만에 17조원 이상 정책모기지가 늘어났다. 거시적인 차원에서는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 및 주택경기 하강에 따른 수요 감소로 정책모기지 공급 규모가 감소했지만, 올해는 특례보금자리론 확대로 다시 공급액을 늘렸기 때문이다.

주금공의 핵심자본비율이 올라간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정부의 꾸준한 출자와 더불어 코로나 시즌 금융당국의 바젤Ⅲ 조기 도입에 따라 위험가중자산 산정 방법이 개편돼 이전 대비 완화됐기 때문이다.

바젤Ⅲ에서는 주금공의 대부분 자산인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담보인정비율(LTV) 등에 따라 20~105%로 차등 적용하도록 바뀌었다. 이전엔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35%로 일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가 완화돼 핵심자본비율이 올라간 것이다.

주금공의 올해 3분기 핵심자본비율은 역대 최고 수준인 8.3%를 기록했다. 공사의 최근 5개년 핵심자본비율을 살펴보면 우상향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공사의 2019년 핵심자본비율은 6.8%였으며, 2020년 7.9%로 1년간 1.1%p(포인트) 늘었다. 이는 2020년부터 바젤Ⅲ가 도입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어 2021년 7.4%, 2022년 7.9%로 주금공 감독규정에서 제시하는 최소 핵심자본비율 6%를 매년 넘기고 있다. 핵심자본비율이 6% 미만으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조치를 받게 된다.

위험가중자산의 평가완화와 더불어 주금공의 자본이 늘어난 점도 핵심자본비율을 개선시키는 데 영향을 끼쳤다.

주금공은 최근 5년간 매년 자본이 늘어났다. 2019년 3조5716억원에서 2020년 3조7924억원, 2021년 3조9574억원으로 매년 2000억원 가량 늘었다. 그러다가 2022년 4조755억원으로 처음 4조원 벽을 돌파했으며, 올해 3분기 4조7046억원으로 9개월 사이 6000억원 이상의 자본이 쌓였다.

이렇게 꾸준히 자본이 늘어나게 된 배경은 우선 2016년 공사법 개정으로 주금공의 자본금 한도가 2조원에서 5조원으로 상향된 점이 주효했다. 자본을 적립할 수 있는 규모 자체가 늘어나면서 정부도 이에 맞춰 출자금을 늘렸다.

최근 5년 간 정부와 한국은행은 꾸준한 출자를 거듭했다. 정부의 출자금액을 살펴보면 2019년 900억원, 2021년에는 500억원에 그쳤지만, 2022년에는 2777억원, 2023년 3968억원으로 최근 2년 사이 상당한 수준의 자금을 보강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사법 제51조에 따라 공사의 결산에서 손실금이 생기면 정부의 보전 의무가 있기 때문에 주금공은 꾸준히 안정적인 자본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주금공의 사업안정성은 중단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