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의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의 올해 매출이 부동산 경기침체에도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매년 현대건설에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건축‧주택사업에서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료 지출이 늘어났다는 것은 현대엔지니어링이 힐스테이트를 그만큼 많이 공급했다는 의미다.

20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현대건설에 지불하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료는 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3%나 지불 금액이 늘었다. 이는 2022년 107억원, 2021년 70억원에 비해 증가한 것이다. 

연간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료는 그해 힐스테이트 매출액의 0.4%로 계산해 지급한다. 계약 단위는 1년으로 거래일자는 내년 1월1일부터 그해 12월 31일까지다.

힐스테이트 매출액 0.4%를 브랜드 사용료로 내기 때문에 이를 역산하면 그해 힐스테이트 매출액을 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계산해보면 올해 힐스테이트 매출액은 2조7820억원이다. 2022년은 2조6892억원, 2021년은 1조7687억원이다.

최근 2년간 힐스테이트 매출액은 1조원이 더 늘어났다. 특히 이 기간 금리인상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부실 우려 등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점을 감안할 때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파워를 엿볼 수 있는 결과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주택브랜드 힐스테이트를 활용해 꾸준히 국내 건축‧주택 사업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건축‧주택 부문의 매출액은 3조3320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전체 건축‧주택 부문 매출액 3조2828억원을 넘어섰다. 2021년 건축‧주택 매출인 2조8332억원과 대비하면 4분기를 남겨두고도 500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3분기 건축‧주택 부문 매출액 3조3320억원에서 올해 힐스테이트 매출액 2조7820억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구해보면 83%다. 이에 따라 건축‧주택 부문의 사업 내용을 뜯어보면 대부분 주택사업인 셈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이처럼 주택사업을 키우는 배경에는 시공능력평가를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높아지면 프로젝트 입찰 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또한 기업가치의 상승으로 향후 기업공개(IPO) 등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을 통해 주택분야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이어 2015년에는 기존의 엠코타운의 아파트 브랜드보다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현대엠코와 합병한 2014년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10위였으나, 이후 힐스테이트 주택 사업을 추가한 뒤 줄곧 10위권 내 머물렀다. 올해는 전체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위권에 랭크됐다. 힐스테이트를 통해 공사실적평가액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형 건설사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운 수주전이 많은 편이지만, 힐스테이트의 브랜드 가치가 높기 때문에 현대엔지니어링이 앞으로도 주택사업에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