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영화 '서울의 봄'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극장 티켓 판매로만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게 됐다. 이 작품에 투자한 벤처캐피탈도 멀티플(투자배수) 2배에 육박하는 투자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의 봄' 극장 관객 수는 전일 기준 1086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5월 개봉한 '범죄도시3'의 관객 기록(1068만명)을 갈아치우며 올해 최대 흥행작에 오르게 됐다. 한국 영화 중에는 22번째로 천만 관객을 넘긴 작품이 됐다.

'서울의 봄' 투자자들은 멀티플 2배에 육박하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예상 부가수익을 더한 수치다. 영화의 투자자 기준 손익분기점(BEP)은 극장 관객 460만명으로 책정됐다. 극장 티켓 수입에 해외 판권 선판매 및 주문형비디오(VOD) 판매 예상액 등이 포함돼 BEP가 낮아졌다.

영화는 투자자가 수익을 가장 늦게 배분 받는다. 먼저 영화 티켓 판매 금액에서 정부(부가세 10%·발전기금 3%), 극장(45~50%), 배급사(5~10%) 몫을 먼저 떼고, 총제작비까지 차감한다. 이후 수입이 발생하면 투자자와 제작사가 각각 6 대 4로 나눈다. 흥행 성적에 비례해 배우들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도 있지만, '서울의 봄'은 제작사 수익에서 차감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의 봄'은 전일 기준 영화관 티켓 매출로 1057억원을 벌어 들였다. 또 북미에서 개봉해 12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까지 극장에서 상영 중인 관계로 부가수익은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 영화는 극장→인터넷TV(IPTV)·케이블TV(CATV)→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지상파 순으로 보급되며 수익이 순차적으로 발생한다. '서울의 봄' 총제작비는 233억원이다.

'서울의 봄' 메인투자자이자 배급사인 '메가박스중앙'이 가장 큰 수익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메인투자자는 일반적으로 총제작비 20% 이상을 부담하고 펀딩을 주도한다. 메가박스중앙은 30% 이상을 책임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메가박스중앙은 티켓 수입의 5~10% 수준인 배급수수료도 받을 수 있다.

벤처캐피탈 중에는 '쏠레어파트너스'가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했다. 제작비의 10% 내외를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미시간벤처캐피탈 ▲KC벤처스 ▲유니온투자파트너스 ▲이수창업투자 ▲가이아투자파트너스 ▲센트럴투자파트너스 ▲보광인베스트먼트 ▲일신창업투자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벤처캐피탈은 통상 영화당 5억~10억원 가량을 투자한다.

벤처캐피탈의 내부수익률(IRR)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캐피탈이 '서울의 봄'에 투자한 기간은 2년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은 영화 촬영 중에 자금을 집행했다. '서울의 봄'은 지난해 2월 촬영을 시작해 같은해 6월 촬영을 종료했다. 2년 미만 동안 2배에 육박하는 수익을 거둔 만큼 IRR은 30%를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영화 '서울의 봄'에 투자한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개봉 시기나 소재 등을 고려하면 '서울의 봄' 흥행 성적은 기대 이상"이라며 "극장 티켓 수입과 예상 부가수익을 포함하면 멀티플 2배에 육박하는 회수성적을 거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같은 흐름이라면 관객 1200만명을 넘기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