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2024년 갑진년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등 상승 요인이 두드러져서다. 새해를 맞아 긍정적인 경제 전망이 나오면서 증권 업계도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예년보다 높게 제시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 대신, KB, 신한투자, 한국투자, NH투자, 삼성, 하나 등 8개 증권사들이 예상한 올해 코스피지수 밴드는 평균 2281~2788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 고점이 2660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증시에 대한 기대치가 소폭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사별로 보면 키움증권(2300~2900)이 코스피 최고점을 가장 높게 잡았다. 이어 대신증권(2350~2850), KB(2300~2800), 신한투자증권(2200~2800),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2300~2750), 삼성증권(2200~2750), 하나증권(2300~2700) 순이었다.

이중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기존 2200~2650에서 2300~2750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이 지난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올해 여러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해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 기대와 정부의 증시 부양책 효과 등으로 지수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 예상 밴드를 2350~2850로 내놨지만, 오는 3월 FOMC 결과에 따라 코스피 3000선 돌파도 가능하다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월 FOMC에서 금리동결이 결정되더라도 2분기 중 추세 반전이 가능하고, 하반기 강한 상승추세가 전개될 수 있다고 본다"며 "연준의 스탠스 전환, 제롬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발언 등은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우호적인 변화"라고 분석했다. 

증권 업계는 올해 상승세를 주도할 업종으로 반도체를 꼽았다.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사상 최악의 업황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효과와 재고 소진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조금씩 반등하면서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가는 모양새다. 이 같은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주가 반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실적과 업황의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주고 시장 주도력이 있는 업종은 반도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전망을 지나치게 맹신해선 안된다고 경고한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내놓은 코스피 예상 밴드가 실제 지수와 큰 차이를 보여서다. 대표적으로 하나증권은 지난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2050~2550로 제시했다. 하지만 예측이 크게 빗나가면서 머쓱한 상황을 맞았다. 지난해 코스피는 2225.67로 출발해 2655.28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1년 사이 약 19% 상승하면서 증권사들을 향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른바 '뷰카(VUCA)'로 불리는 불확실한 시대에 접어들면서 시장 예측이 매우 어려워졌다"며 "예측이 빗나갈 수 있는 전망치보다 코스피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업종과 기업 분석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