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에코프로그룹 지주사인 에코프로의 송호준 대표이사가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개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025년까지 LFP양극재 양산을 목표로 내건 가운데 올해 중으로 시범설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양극재를 생산하는 주력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은 패스트팔로어(빠른 추격자)로서 가격경쟁력에 기술력까지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2022년 에코프로비엠은 2025년 LFP양극재 양산을 목표를 내걸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당초 계획대로 올해 안에 3000톤 규모 LFP양극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양산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LFP배터리는 삼원계(NCM·NCA)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배터리 제조에 들어가는 원가를 낮추는데 효과적인 데다 그동안 한계로 지적 받던 에너지 밀도도 개선되며 수요가 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원계 양극재를 생산하던 에코프로비엠는 정부의 LFP배터리 개발 사업에도 참여해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삼성SDI를 비롯해 쉐메카,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싸이이에스 등이 참여했다. 정부는 LFP배터리 개발 프로젝트가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지면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기업 간 상호 협의 하에 결정할 문제이긴 하지만 배터리 업체가 정부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만큼 LFP양극재 개발 성과가 있으면 (자사 배터리에) 적용하지 않을까 싶다"며 "LFP양극재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정부의 연구개발 사업에 선정된 후 이사회를 열고 'LFP 양산 설비 신축 투자의 건'을 의결했다. 연구개발본부 내 LFP전담팀도 꾸리며 보급형 라인업을 갖추고, 시장공략을 위한 채비에 나섰다. 송호준 대표도 신년사를 통해 "차별화된 기술인 하이니켈뿐 아니라 미드 니켈과 LFP배터리 소재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나가자"며 "기술 쿠데타를 일으키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LFP양극재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중국은 만만치 않은 상대다. 전 세계 LFP배터리 중 95% 이상은 중국에서 생산 중이다. 이미 중국 CATL, BYD 등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원재료, 소재, 배터리 생산 면에서도 수직계열화에 성공했다. 에코프로비엠은 LFP양극재 양산에 이어 LFP배터리 적용까지 숨 가쁘게 달려야 한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이 LFP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국내 업계의 갈 길은 멀고, 넘어야 할 산도 많다"며 "LFP시장에서 경쟁력 우위에 서려면 고성능의 기술력에 가격경쟁력도 갖춰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가능한 빨리 LFP시장에 진입해 2030년 안에 점유율 10%를 기록하는 것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