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백복인 KT&G 사장이 용퇴를 선언하면서 차기 사장 후보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장 후보에 대한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탓에 백 사장을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인 방경만 수석 부사장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일 KT&G의 최장수 CEO인 백복인 사장이 이사회에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백 사장은 "KT&G의 '글로벌 톱 티어 도약'과 변화를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할 때다"며 "미래비전 달성과 한 차원 더 높은 성장을 이끌 역량 있는 분이 차기 사장으로 선임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로써 KT&G는 9년 만에 새로운 사장을 맞이하게 됐다.

이번 KT&G의 사장 후보는 별도의 서치펌 추천 방식·공개모집 등을 통해 선정한 외부 인사와 '고위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내 인사로 구성된다. 이달 말까지 지배구조위원회가 롱리스트에서 심층 면접 대상자를 추린 '숏리스트'를 확정하고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 넘길 예정이다. 사추위에서 선정한 최종 후보 1인은 이사회 및 주총 의결을 거쳐 차기 사장으로 선임된다.

외부 인사가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사내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G에 따르면 '고위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한 전무급 이상 인사 10명이 사내 후보 풀에 들어갔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방경만 수석 부사장이다. 특히 방 수석 부사장은 백 사장을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방 수석 부사장은 1971년 생으로 1998년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했다. 이후 브랜드 매니저, 비서실장 등의 실무를 거쳤다. 2014년 미등기 임원에 이름은 올린 후 ▲글로벌(CIC)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KT&G 전략 및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총괄부문장을 담당하고 있다.

방 수석 부사장은 '글로벌전문가'·'전략기획통'으로 평가받는 인 물이다. 글로벌본부장을 맡았던 2015~2020년 방 수석 부사장은 '에쎄(ESSE)'를 현지 시장 특성에 맞게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글로벌 확장 정책을 펼쳤다. 2020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재임한 기간에는 KT&G의 중장기 전략 및 주주환원정책 수립 등을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사업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하는 '인베스터데이'와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하는 '밸류데이'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방 수석 부사장은 ESG위원회에 유일한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ESG위원회는 2022년 새롭게 신설한 조직으로 이사회 내 중장기 전략 방향성을 검토하고 주요 과제를 관리·감독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다. ESG위원회 산하에는 경영진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ESG경영협의회',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ESG기획팀', 에너지·제조·글로벌 등 전 사업분야의 ESG이슈를 체크하는 'ESG/환경분야 TF'가 있다.

구체적으로 ESG위원회는 사업 환경이 변화하는 것을 반영해 중장기 과제를 보완하고 국내외 지속가능한 공급망 확보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보보고·인사·인재교육 등의 인권경영 분야도 최종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작년 KT&G는 'KCGS ESG 평가·등급 공표'에서 국내 식품‧음료‧담배 업계 가운데 유일하게 통합 A+ 등급을 받기도 했다.  

방 수석 부사장 외에 부사장 라인도 거론된다. 현재 KT&G의 부사장은 ▲도학영 영업본부장 ▲이상학 지속경영본부장 ▲오치범 제조본부장 ▲박광일 부동산사업본부장 등 4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