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KT&G가 본격적으로 사장 후보를 추리는 가운데 부사장 라인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백복인 사장 역시 부사장 직급에서 곧바로 사장으로 선임된 만큼 이번에도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KT&G는 지난 11일 사내외 후보 총 24명의 사장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했다. 구체적으로 '고위 경영자 육성 프로그램' 대상자 가운데 사내 후보 10명을 추렸고 서치펌 방식 및 공개모집을 통해 사외 후보 14명을 선정했다. KT&G 지배구조위원회는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1차 숏리스트를 선정할 계획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KT&G의 사내 후보가 15명 이상 될 것으로 관측했다. 사내 후보 자격 요건인 '고위 경영자 육성 프로그램' 대상자가 전무급 이상이기 때문이다. 현재 KT&G의 전무급 이상 인사는 수석 부사장 1명, 부사장 4명, 전무 10명이다. 이 가운데 2023년 전무로 승진한 인사 5명을 제외하고 사내 후보 풀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차기 사장으로 방경만 수석 부사장을 거론하고는 있지만 부사장 라인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 백복인 사장 역시 2015년 2월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그해 10월 곧바로 사장으로 선임됐기 때문이다. 당시 백복인 부사장이 마케팅본부장을 역임하면서 도입한 '품질실명제'의 성과가 영향을 미친 만큼 현장에서 뛰고 있는 부사장 라인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

현재 KT&G의 부사장 라인에는 ▲도학영 영업본부장 ▲이상학 지속경영본부장 ▲오치범 제조본부장 ▲박광일 부동산사업본부장 등이 있다. 먼저 도학영 부사장은 1968년 생으로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KT&G에 몸담은 후에는 해외영업실장, 대구본부장, 감사단장 등을 거쳤다. 현재는 국내 담배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도 부사장은 국내외에서 담배영업 경험을 쌓아 KT&G 내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알려졌다.

이상학 부사장은 1971년 생으로 핀란드 헬싱키 경제대학에서 MBA를 취득했다. 그는 부사장 중 가장 젊지만 상대적으로 빠른 2021년 승진했다. 1998년 KT&G에 입사해 비서실장, 경영정책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6년부터 지속경영본부장으로 산업정책, 국내‧외 컴플라이언스, 사회책임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KT&G 내 대표적인 '기획‧전략통'으로 알려졌다. 특히 규제 산업 특성상 산업정책과 전략업무 경험이 중요하다는 점과 ESG 경영 및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치범 제조본부장은 1968년 생으로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KT&G에 입사한 후에는 전략기획실장, 마케팅본부장, R&D 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오 부사장은 KT&G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추진 중인 '2030 Green Impact'에서 재생에너지 전환, 에너지효율 향상, 물 재이용 확대 등 제조 라인 전반의 가이드라인 설정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친환경 소재 전환, 밸류체인 연계 감축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박광일 부동산사업부 본부장은 1968년 생으로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석사과정을 밟은 후 KT&G의 마케팅 실장, 강원본부장, 남서울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부동산사업본부장을 맡은 후 현재까지 KT&G의 부동산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사업부 내에서 임대사업 및 금융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신규부지 확보 및 개발사업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부동산사업은 규제산업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KT&G가 일찍이 찾은 신성장 동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