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5000원짜리 로봇청소기가 다이소에서 판매되고 있다. 제품명은 '부직포 클린 로봇'(이하 부클로)이다. 당당하게 '로봇'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다. 

사실 로봇이라고 하면 복잡하고 고도화된 기술이 결합된 형태를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어떤 작업이나 조작을 자동적으로 하는 기계 장치를 로봇이라고 부른다. 자판기, 엘리베이터 등 흔히 로봇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제품들도 따지고 보면 로봇이라는 범주에 속해 있다.

부클로 역시 로봇의 일종이다. 그것도 식기세척기, 건조기와 함께 '가전 3대 이모님'으로 불리는 로봇청소기다. 다만 성능이나 활용도 면에서 50만원이 넘는 고가 로봇청소기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은 못된다. 5000원짜리 제품에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부클로는 그저 싼 맛에 한 번쯤 써보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저렴한 가격에 궁금해서 사봤다는 제품 후기가 적지 않았다.

부클로는 단돈 5000원이면 다이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대략 커피 한잔 값이다. 저렴한 가격만큼 제품 구성은 단순하다. 박스를 열면 기기와 부직포(15매), 찍찍이(16개)가 들어 있다. 기기는 지름 23cm, 높이 5cm의 원반형으로 제작됐다. 기존 로봇청소기보다 작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부클로는 충전식이 아닌 건전지로 작동한다. 제품 하단에 AA형 건전지 3개가 들어간다. 청소 효과를 얻으려면 제품 하단에 부직포를 붙여야 한다. 제품 바닥면에 보이는 16개의 틈 안으로 찍찍이를 하나씩 붙이고, 그 위에 부직포 1매를 부착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제품을 바닥에 내려놓고 상단에 전원 스위치를 누르면 작동한다. 부클로는 벽이나 장애물에 부딪히면 알아서 방향을 전환하며 바닥 곳곳을 청소한다. 로봇청소기가 방향을 바꾸는 건 그리 놀라운 기능은 아니지만 5000원짜리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게 되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청소 효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부클로는 먼지를 빨아들이는 흡입형 로봇청소기가 아니다. 정전기 처리된 부직포로 바닥을 훔치며 머리카락, 반려동물 털 등을 청소한다. 사실상 부직포에 잘 달라붙는 이물질만 청소된다고 볼 수 있다. 무게가 있거나 얼룩이 있는 오염물질은 그대로 통과됐다.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 후기를 살펴보면 개나 고양이의 털을 비교적 잘 치워준다는 체험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원하는 공간을 청소하기 어렵다는 점도 부클로 사용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부클로는 청소 구역 설정이나 기기 조작 자체가 불가능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럭비공 같았다. 청소를 원하는 공간에서 제품을 작동해도 금세 공간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부클로는 청소용으로 적합한 제품이 아닌듯하다. 오히려 로봇청소기 모양을 본뜬 장난감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부클로는 재미로 가볍게 써보길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일반적인 로봇청소기와 같은 청소 효과를 기대하고 구매하는 건 비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