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서비스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롬의 흥행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해 출시한 타이틀 2종의 부진을 만회하고 새로운 캐시카우를 발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1분기 레드랩게임즈와 함께 신작 MMORPG 롬을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 10개국에서 동시 서비스할 예정이다. 2021년 설립된 레드랩게임즈는 2016년 PC온라인 게임 '에오스' 개발진이 모여 만든 개발사다. 롬 역시 에오스와 같이 카카오게임즈가 게임 플랫폼과 글로벌 마케팅을 지원하고, 레드랩게임즈가 게임 개발과 운영을 맡는다.

카카오게임즈에게 롬은 IP 확보와 재무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작품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해 출시한 MMORPG 신작들이 캐시카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실제 이 회사가 지난해 3월과 7월 출시한 MMORPG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 :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의 경우 출시 초반에는 모바일인덱스 기준 매출 순위가 '톱 10'에 드는 등 흥행몰이에 성공했으나 1월 두 번째에는 각각 15위, 27위로 떨어진 상태다.

신작들의 수명이 이처럼 빠르게 줄다 보니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전망도 밝진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액은 1조403억원, 영업이익은 777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매출액은 전년 대비 9.35%, 영업이익은 55.81% 감소한다. 문제는 021년 카카오게임즈에서 발행한 5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에 대한 투자자들의 풋옵션 행사가 오는 3월 말부터 가능하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카카오게임즈의 현 주가(2만4250원) 대비 CB 전환가격(5만2100원)이 높다"며 "해당 CB에 투자한 KB증권 등 금융권에서 풋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카카오게임즈가 성장모멘텀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딘: 발할라 라이징 외에는 카카오게임즈가 확실한 수익 창구가 없는 상황이라 곧 출시할 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롬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치는 높지 않다. 증권가는 올해 롬의 일매출을 1억~5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일매출 컨센서스 8억~8억7000만원에 밑도는 금액이다. 이러한 전망은 최근 진행한 미디어쇼케이스에서 롬이 이용자를 끌어들인 만한 게임성을 보여주지 못한 데다가 MMORPG 시장이 포화 상태라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한 것과 무관치 않다.

이에 대해 레드랩게임즈 관계자는 "23일 글로벌 10개국에서 베타(시범) 테스트 동시 진행하는데 여기서 유저들의 반응을 수집할 계획"이라며 "콘텐츠, 서버안전성 등 유저들이 지적하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도 "게임개발과 사업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레드랩게임즈를 적극 지원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