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웠던 날씨가 조금은 풀렸던 지난 19일. 경기도 광명시 소재 뉴코아 팩토리아웃렛에서 만난 홍임경 이랜드 담당은 이 같이 말했다. 그의 말을 들으며 주변을 살펴보니 쭉 늘어진 행거 위로 빨간색 가격표가 눈에 들어왔다. 언뜻 둘러봐도 5만원을 넘는 가격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티셔츠부터 골프웨어까지 1만원~3만원 수준이었고 청바지도 2만원 미만이 대부분이었다. 남성복 매장에는 9900원짜리 브랜드 셔츠와 5000원짜리 넥타이도 볼 수 있었다. 미샤·베네통 등 수백만원대의 해외 고가 브랜드의 코트도 이곳에서는 10만~40만원대의 값싼 수준이었다.

팩토리아웃렛은 지난해 9월 '아웃렛보다 더 싼 아웃렛'이라는 콘셉트로 이랜드에서 선보인 상설 할인 매장이다. 건물 2~5층이 팩토리아웃렛으로 대부분의 제품을 40~8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곳 광명점은 팩토리아웃렛을 확장하기 전 고객들의 수요를 확인하기 위해 시범 도입한 지점이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을 선보일 수 있는 배경은 아웃렛 자체적으로 유통·판매를 책임지는 직운영 방식 덕분이다. 일반적인 백화점이나 아웃렛은 브랜드들이 직접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매장 운영 수수료와 인테리어 비용, 인건비 등을 상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

반면 팩토리아웃렛은 상품 매입부터 진열·관리 판매까지 이랜드에서 직접 담당하기 때문에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큰 비용 부담 없이 다년차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판로가 생기고 유통사는 고객에게 파격적인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실제 매장을 이리 저리 둘러보니 옷을 고르는 고객들 주변에서 직원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프라인 매장 특성 상 인건비 부담이 크다 보니 팩토리아웃렉 자체적으로 고정비 절감을 위해 직원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였다.

실제 홍 담당은 "층 별로 팀장님까지 포함하면 5명 정도 운영을 하고 있다. 고객마다 밀착 관리를 하기는 어렵지만 대신 낮은 가격대로 제품을 제공해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팩토리아웃렛에 130여개 이상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것을 감안하며 인건비를 상당 부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팩토리아웃렛으로 변경한 후 광명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신장했다. 특히 가격이 싸다 보니 타 지역에서 와서 수십 벌의 옷을 사가는 이른바 '원정 고객'이 많다고 한다. 이랜드에 따르면 수도권을 제외한 타 지역 고객의 객단가가 지역 상권 고객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구체적으로 지난 9~12월 동안 쇼핑 객수가 전년 동기 대비 ▲호남권 84% ▲충청권 186% ▲수도권 67% ▲영남권 142% 증가했다.

이랜드는 광명점의 성과를 바탕으로 팩토리아웃렛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오는 3월 2001아울렛 천호점을 팩토리아웃렛으로 전환한다. 이랜드 관계자는 "광명점의 선전에 힘입어 오는 3월 천호점을 팩토리아웃렛으로 전환하게 됐다"며 "연내에 팩토리아웃렛을 추가적으로 확대해 상권에 맞는 점포들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