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한화오션이 1분기 내로 카타르 2차 물량 협의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물량 규모는 LNG선박 10척 내외다. 다만 1척당 계약금은 현재 LNG 선박의 평균 금액을 밑돌 것이란 게 시장의 전망이다. 앞서 카타르와 선박 건조 계약을 맺은 HD현대중공업의 사례를 고려하면 한화오션 역시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봐서다. 

23일 한화오션 관계자는 "카타르 2차 수주 계약을 연내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며 "빠르면 1분기 중 계약 확정을 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2020년 카타르 국영 회사인 카타르에너지는 국내 조선 3사에게 총 100척의 물량을 주문하고,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발주를 넣고 있다. 한화오션은 이중 1차로 19척의 주문을 받아 건조하고 있는 상태다. 아울러 카타르에너지가 2차 계약에 앞서 12척의 슬롯을 예약했던 걸 고려하면 실제 계약분은 10척 내외로 전망된다.

문제는 계약 금액이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LNG 선박 1척당 가격은 2억6500만 달러(한화 약 3551억원)다. 현 시세 대로 10척 수주할 경우 총 계약금은 26억5000만 달러(3조5510억원)로 추산된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카타르와 맺은 계약을 감안하면 한화오션이 받을 계약금이 시세에 못 미칠 것이란 게 시장의 중론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 1척 당 약 2억3000만 달러(한화 약 3100억원)에 총 17척의 LNG 선박을 수주했다. 당시 선박 가격이 현재와 동일한 2억6000만 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시세보다 13% 낮은 금액에 계약을 맺었던 셈이다. 즉 HD현대중공업이 받은 금액이 계약이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한화오션의 계약 규모 역시 시세에 못 미칠 것으로 점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 2022년 비슷한 시기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카타르로부터 각각 2척, 4척을 수주했는데, 당시 1척당 가격 역시 2억1480만 달러, 한화오션은 2억1450만 달러로 비슷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운 시황 등을 고려하면 국내 조선 3사가 협상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만큼 시세를 반영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부분은 아쉽다"며 "HD현대중공업의 계약을 고려하면 한화오션이 협상을 더하더라도 시세만큼 받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각사마다 협상력이 다른 만큼 최종 계약 결과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오션이 지난해 신규 수주한 선박은 20억 달러(한화 2조6800억원)로 2021년과 2022년 각각 76억 달러(한화10조1840억원), 95억 달러(한화 12조7300억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는 선별적 수주 전략 때문으로, 돈 되는 선주 주문만 골라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수익성 제고에 힘써야 한다는 한화 측의 주문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오션의 경영 기조가 내실 중심으로 바뀌면서 선박 가격을 놓고 카타르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며 "한화오션은 시세가 반영된 계약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카타르는 HD현대중공업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이 선박의 가격을 놓고 이견이 큰 상태라 예상보다 계약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화오션 관계자는 "수익성 중심의 수주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