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호주 자산운용사인 알세온이 국내 자산운용사를 인수해 한국 시장 진출에 진출한다. 인수 절차를 마치면 한국 시장 외에도 호주 주택시장을 비롯한 해외 대체투자, 인프라 투자 등에 나설 계획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알세온은 최근 국내 소형 헤지펀드 운용사였던 SAP자산운용 지분을 100% 인수하고 사명을 알세온코리아자산운용으로 바꿨다. 정확한 인수 방식과 인수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알세온코리아자산운용 관계자는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면서 자산운용 라이선스가 있는 매물을 살펴보다가 합리적 접근을 통해 SAP자산운용을 인수했다"며 "관련 절차와 인력 충원 등이 끝나면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AP자산운용은 2019년 6월 사모집합투자업 라이선스를 받은 뒤 로스차일드그룹 펀드에 재간접 투자하는 'SAP 리퀴드 1호' 펀드 등을 운용했다. 그러나 펀드 시장이 침체되면서 기존 주주들이 지분 매각을 추진하던 와중 알세온과 접촉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세온은 2010년 트레버 로웬슨, 모리스 사이몬즈, 필 그린 등 3명이 설립한 금융그룹으로 호주 시드니에 본사가 있다. 멀티전략 대체투자 운용사를 표방하고 있으며 부동산, 사모펀드, 상장펀드 등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관리 중인 자산은 54억호주달러(4조7548억원) 규모다.

알세온은 SAP자산운용 인수 과정에서 대표이사 변경 등 변화를 줬다. 기존 SAP자산운용을 이끌어왔던 변규연·박성철 공동대표가 물러났고 손재민 대표가 회사를 새로 이끌게 됐다. 손 대표는 알세온 측 인사로 국내 증권사 등에서 경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딜사이트와 통화에서 "알세온코리아자산운용은 알세온이 영위하는 모든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호주 주택시장을 비롯한 해외 대체투자 및 인프라 투자 등을 하겠다"고 말했다.

알세온이 부동산 자산운용에 강점을 보이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알세온은 2016년 초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뒤 250개 이상의 거래에 걸쳐 52억호주달러(약 4조5792억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