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차남 임종윤,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의 결정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과 다음 달 정기 법관인사가 예정돼 있어 재판부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번 주 법원장·고등법원 부장판사 및 판사 인사를 진행하고 내달 2일 전국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법관 정기인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타 법원으로 전출되는 경우 새 부임지 근무 시작일은 내달 19일이다. 사무 분담 변경에 따라 법원 내에서 부서 이동을 하는 경우에도 담당 재판부 구성이 바뀔 수 있다.

사건을 담당하는 수원지방법원 제31민사부는 임종윤 사장 등이 청구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첫 심문기일을 오는 2월7일 오후 3시15분으로 지정했다. 수원지방법원 제31민사부 주심은 김세윤 수석부장판사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정기 법관인사에서 김세윤 수석부장의 이동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김 수석부장은 2019년부터 수원지방법원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휘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수석부장은 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1999년 서울지방법원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고등법원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전주지방법원 부장판사,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김 수석부장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재판을 담당한 이력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처분 사건의 경우 한 차례 심문기일을 진행한 후 한두 달 내 결정(선고)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반 재판과 달리 결정기일을 별도로 지정하지 않는다. 재판부가 사건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판단하면 시간을 끌지 않고 조속히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에 가처분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의 주심은 실력과 경력을 두루 갖춘 인물이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김 수석부장이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되면 한미사이언스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사건의 결정은 예상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재판부가 다시 심문기일을 잡고 사건을 검토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이 오는 4월30일로 예정돼 있는 만큼 그 전에는 가처분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로펌 대표변호사는 "신주발행 절차를 시작하면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하기에 집행정지처럼 빨리 사건을 진행할 것"이라며 "재판부가 바뀌더라도 대금납입일 전까지는 무조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 등이 청구한 가처분은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이다. OCI홀딩스는 통합 계약으로 확보할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3% 가운데 제3자 배정 유증으로 8.4%(643만4316주, 2400억원 규모)를 확보할 예정이다. 

한편 임종윤 사장은 24일 송영숙 회장과 특수관계인 관계를 해소했다. 임종윤 사장이 신고한 본인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8.4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