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롯데렌탈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대비 7.9배를 웃도는 주문을 받았다. 등급 스플릿(신용평가사 간 등급 불일치)에도 넉넉한 투자수요를 모으면서 수요예측을 흥행으로 마쳤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이날 1200억원의 회사재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937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2년물 700억원 모집에 5660억원, 3년물 500억원 모집에 3710억원이 몰렸다. 내달 2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인 롯데렌탈은 최대 2400억원 내에서 증액을 검토 중이다. 롯데렌탈 회사채 발행 주관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 맡았다.

낙찰금리도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언더 금리' 수준에서 결정됐다. 롯데렌탈은 희망 금리 범위로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30~+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는데, 2년물에 -8bp, 3년물에 -6bp에 모집물량을 채웠다.

롯데렌탈의 신용등급은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로부터 각각 'AA-', 'A+'로 평가받아 등급 스플릿 상태다. 한국기업평가가 먼저 지난해 6월 A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여전히 AA- 등급을 유지하면서 '안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현재 롯데렌탈의 2년물과 3년물 개별민평금리는 4.4~4.5% 구간에서 형성돼 있다. 같은 만기에서 AA- 등급 민평금리는 4% 안팎, A- 등급 민평금리는 4.5~4.7%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롯데렌탈은 이미 A+등급 수준의 금리가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언더 금리' 수준을 고려하면 발행금리는 2년물은 4.3%, 3년물은 4.5% 부근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이 이번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채무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내달 만기 도래 회사채는 1700억원이다. 

롯데렌탈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520억원으로 전년동기 2439억원 대비 3.3% 늘었다. 같은기간 당기순이익도 669억원에서 1129억원으로 68.8% 증가했다. 다만 고금리에 따라 지난해 3분기 말 이자비용은 1044억원으로 전년동기 831억원 대비 25.6% 불어났다.

신용평가사들은 롯데렌탈의 수익성 전망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한신평은 "롯데렌탈이 업계 1위의 매우 우수한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자비용 부담 확대에도 불구하고 비용구조 개선 및 중고차 매각이익률 제고 등을 통해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연간 1조원 이상의 렌탈자산 구입과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사업비중 확대 기조, 신규 중고차 B2C 시장 진출 전망 등을 감안 시 현 수준의 우수한 시장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A-' 등급을 부여한 한기평은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를 나타냈다. 한기평은 "롯데렌탈이 경상적인 차량투자와 사업영역 확장을 위해 지속적인 외부조달이 필요한 상황으로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며 "장기렌트 부문의 경쟁강도가 높아 렌탈료의 탄력적 조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운용마진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