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네이버가 삼성전자와 함께 인공지능(AI)을 위한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기존 제품 대비 비용이 저렴하지만 성능은 뛰어난 반도체를 만들어 생성형AI 및 관련 서비스 개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31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4'에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거대언어모델(LLM) 등 생성형AI는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워낙 많아서 강력한 GPU를 탑재해야 하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든다"며 "현재 GPU의 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협력했고, 이제 저렴한 비용으로 성능 저하 없는 칩을 만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으로 반도체가 양산된다면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사는 지난 2022년 12월 실무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AI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협력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달 AI반도체 시제품을 공개했다. 해당 AI 반도체는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형태로 공개됐다. FPGA는 회로 변경이 불가능한 일반 범용 반도체와는 달리 개발자가 용도에 맞게 설계를 변경해 회로를 다시 새겨 넣을 수 있는 반도체로 양산 전 시제품 제작에 주로 활용된다. 양사가 함께 개발한 AI반도체는 현재 양산을 앞두고 있다.

네이버는 기존 클라우드 사업을 비롯해 생성형AI인 하이퍼클로바X와 AI반도체를 만들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AI 관련 서비스를 점차 고도화 및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AI반도체 개발 후 하이퍼클로바X가 본격적으로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연결되면서 처리할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아지면 더욱 많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를 비롯한 해외 생성형AI에 비해 한국어와 한국 문화 등에 특화되도록 개발하고 있다. 

하 센터장은 "생성형AI가 글을 쓰는 것으로 모든 걸 해결하는 게 아니라 금융, 교육, 쇼핑몰 등 외부의 전문성 있는 앱과 연결된다면 훨씬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생성형AI를 서비스할 나라마다 사회적 가치와 사상이 다르기 때문에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해외에서 개발된 생성형AI는 경상도 사투리를 못 알아듣기도 하고, 만약 '김유신 장군의 위화도 회군에 대해 알려줘'라는 잘못된 질문을 해도 뭐가 잘못됐는지 구분해내지 못하는 반면 하이퍼클로바X는 위화도 회군은 김유신이 아니라 이성계와 관련된 역사라는 점을 설명해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