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지난해 주력 사업 부진으로 적자를 낸 SKC가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을 노린다. 이차전지용 동박 사업은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한편 반도체 소재는 주력 고객사와의 수주계약을 확대해 안정적인 매출 증가와 고부가 사업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유지한 SKC 경영지원부문장(CFO)은 6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023년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알려드리게 돼 투자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한 마음"이라며 "적극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주도해왔고 신규 사업을 통한 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는 SKC만의 실행력과 저력을 꼭 한번 믿어주시길 바랍니다"고 강조했다. 

이날 컨콜에 참석한 유 CFO는 실적 부진과 관련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실적 개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말 SK수펙스추구협의회 투자2팀장에서 SKC로 이동한 인물로, SKC 컨콜에 참여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유 CFO는 현재 중장기 성장을 위한 '데드포인트' 구간을 통과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이차전지 및 반도체 전방시장의 부진과 글로벌 경쟁이 지속적으로 심화하며 매출이 크게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한 까닭이다. 무엇보다 동박 사업 부진 배경을 두고 "저희가 시장 대응을 잘못했다"고 솔직한 설명을 이어갔다. 

SKC는 올해 주력사업의 실적 회복을 통해 외형 성장 및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규 성장사업의 차질 없는 준비와 조기 안착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설비투자 속도를 최적화 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한다. 지난해 4분기 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은 현재 가동률이 20% 미만으로 매우 저조하다. 다만 일정에 따라 고객사 인증이 순차적으로 완료되고 수요도 회복되면 내년 4분기 가동률은 80~90%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SKC는 현재 5개사 이상의 주요 고객사와 4~5년간의 중장기 계약기간을 기준으로 연내 15만톤 규모 동박 공급계약을 목표로 협상 중이다. 또 현재 주요 완성차, 배터리사와 실리콘 음극재 시생산 돌입과 인증을 진행 중이며, 올해 3분기 인증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 시장 회복에 따른 기존 제품 매출 확대 및 ISC의 차세대 테스트 소켓 판매 확대로 추가 성장을 이뤄낼 전망이다. 앱솔릭스는 글라스 기판 1단계 생산공장 준공 후 고객사 인증 착수와 함께 미국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보조금 등 정책 지원도 적극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친환경 소재 사업도 순조롭게 상업화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베트남에 세계 최대 규모인 연 7만톤의 생분해 소재(PBAT) 생산시설 건설을 확정했으며, 섬유 등 특화용도 제품을 최초로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끝으로 유지한 CFO는 "이차전지와 반도체, 친환경 소재라는 3대 성장축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폴란드, 베트남, 미국 등 글로벌 생산 거점을 조성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실리콘 음극재 등 신규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본궤도에 오르면 실적 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