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국내 독립계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인 '얼머스인베스트먼트'가 설립 5년 만에 블라인드 세컨더리 펀드 운용 규모를 1300억원으로 불렸다. 운용사는 2019년,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모태펀드 출자사업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며 500억원 규모 펀드를 추가로 결성했다.

13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얼머스인베스트는 오는 20일 500억원 규모 세컨더리 펀드를 출범하는 결성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운용사는 '모태펀드 2023 2차 정시 출자사업' 중진계정 세컨더리 중소형 부문 GP로 선정돼 이 펀드를 조성했다. 얼머스인베스트는 지난 2018년 1월 손양철 대표와 파트너 4명이 자본금(101억원)을 직접 출자해 설립한 독립계 신기사다.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출자사업 공고를 내며 최소 펀드 결성 규모를 333억원으로 제시했다. 얼머스인베스트는 이를 크게 웃도는 금액인 500억원을 적어냈고, 약속한 자금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모태펀드 출자금액은 100억원이다. 벤처투자 시장 한파 속에서도 민간 금융권 등으로부터 400억원의 자금을 모집하는 저력을 발휘한 것이다.

펀드는 약정총액(AUM) 60% 이상을 벤처기업 구주에 투자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최근 벤처투자 시장에서 유행 중인 구주·신주를 섞는 방법도 허용됐다. 대표 펀드매니저는 손 대표가 맡았다. 25년 투자 경력을 보유한 베테랑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사모펀드(PEF)도 운용한 경험이 있다. 화이텍인베스트먼트와 신용보증기금 자회사인 신보창업투자에 재직했고, 이후 아주IB투자 PE본부와 이앤인베스트먼트 그로스캐피탈 본부 등을 거쳐 얼머스인베스트를 설립했다.

얼머스인베스트는 이번에 결성된 펀드를 포함해 총 3개 블라인드 세컨더리를 운용하고 있다. 이들 펀드 AUM만 총합 1300억원에 이른다. 전부 모태펀드가 주축출자자(앵커LP)로 참여했다. 운용사는 2019·2022년 LP지분유동화 분야 GP로 선정돼 이들 펀드를 잇따라 결성했다.

'2019 얼머스 세컨더리'(300억원)는 투자를 마쳤다. 현재 포트폴리오 회수(엑시트)를 진행하고 있다. 펀드가 청산되면 순내부수익률(Net IRR)은 2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BSK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던 'BSK-에스엔유 포텐셜 2호'(100억원) 지분 일부를 인수해 IRR 267.4%, 2차전지 전해액 제조사인 '엔켐' 보통주 구주에 투자해 IRR 325.4%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냈다.

'2022 얼머스 세컨더리'(450억원)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펀드 결성 1년 만에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이미 일부 포트폴리오의 엑시트를 병행하고 있다. 주사전자현미경 제조사 '코셈'이 현재 코스닥 시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 2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마쳤고, 공모가격은 희망밴드 최상단을 웃도는 주당 1만6000원으로 결정됐다. 장외시장에서는 현재 주당 4만원이 넘는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다. 얼머스인베스트의 구주 인수가액은 주당 7500원이다.

얼머스인베스트 관계자는 "최근 세컨더리 등 중간회수 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있어 이번에 결성한 펀드 자금도 빠르게 집행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2019년 결성된 세컨더리 펀드 회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성과보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에 결성된 펀드도 엑시트에 착수했다"며 "코셈 외에도 웨어러블 로봇기업 '엔젤로보틱스'가 상장을 앞두고 있으며, 팹리스 기업 '웰랑'에 투자한 자금은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수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중 원금의 약 20%를 LP에게 배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