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인 ESR켄달스퀘어리츠가 주주소통 강화에 나서 눈길을 끈다. 최근 '리츠 배당확대법'이 국회 문턱을 넘는 등 리츠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나오면서 리츠 투자를 향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일반 주주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하는 등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모양새다.

켄달스퀘어리츠운용은 오는 22일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제1회 인베스터데이(Investor Day) 행사를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배상휘 켄달스퀘어리츠운용 대표와 이동진 IR본부장이 2023년 하반기 실적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켄달스퀘어리츠운용은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자산관리회사(AMC)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2020년 12월23일 상장했으며, 국내 상장리츠 가운데 유일하게 물류섹터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 리츠 설명회는 한국리츠협회나 증권사에서 자리를 마련하면 리츠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식으로 진행됐으며, 기관투자가나 증권사 연구원을 대상으로 열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인베스터데이는 켄달스퀘어리츠운용이 직접 주관하는 첫 번째 투자설명회다. 켄달스퀘어리츠운용은 이번 행사를 일반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리츠는 유상증자, 추가 자산 편입 및 자산 유동화 등 과정에서 주주 이익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국내 리츠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주주와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꼽기도 했다.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캐나다 공적연금을 운용하는 CPP인베스트먼트가 최대 주주로 지분 24.85%를 보유하고 있다. CPP인베스트먼트는 캐나다 연기금의 100% 자회사다. 스폰서인 ESR켄달스퀘어 및 관계사가 10% 이상의 지분을 들고 있다.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이 46%에 이른다. 국내 개인 투자자 보유 지분은 외국인 및 기관 대비 많지 않음에도 일반투자자 대상 설명회를 준비하는 점에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켄달스퀘어리츠운용은 "국내 리츠시장은 해외와 비교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적극적으로 IR 행사 등을 개최해 주주들과 소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진 탓에 리츠 투자심리가 위축됐었지만, 리츠 투자환경 개선에 보탬이 될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이 이달 초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은 2023년 1월 국토부가 발표한 발표한 리츠시장 경쟁력 강화방안의 후속조치에 해당한다. 리츠 배당기준 개선 및 자산관리회사 설립기간 단축 등 내용이 포함됐다.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리츠 배당가능이익을 계산할 때 미실현손실을 제외할 수 있게 된다. 개정 전에는 금리인상 등 영향으로 보유자산의 평가손실이 발생하면, 자산 매각 등으로 손실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손실을 인식해야 했고 이에 배당가능이익 감소했었다. 

법인세법에 따르면 리츠는 이익의 90%를 배당해야 법인세를 감면받는데, 평가손실을 반영한 배당가능이익이 전체 이익의 90%에 미치지 않으면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법안 개정에 따라 보유 자산의 평가손실이 발생해도 배당가능이익에 반영하지 않아 배당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됐으며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기도 수월해졌다.

법안 개정에 힘입어 리츠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켄달스퀘어리츠운용이 ESR켄달스퀘어리츠의 개인투자자 확대를 위해 발 빠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증권은 "이번 리츠 배당확대법은 근 3년에 걸쳐 리츠업계에서 불합리함의 개선을 요청했던 사안"이라며 "리츠의 배당 여력이 확대되고 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투자 활성화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