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통신 맏형' SK텔레콤이 올해 자체 인공지능(AI) 내재화를 넘어 금융·헬스케어 등 광범위한 분야를 아우르는 AI 솔루션을 앞세워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 투자 비중을 늘리고 유망기업과 합종연횡 범위를 한층 확대해 기술·마케팅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이 올해 내세운 사업 청사진 중 가장 무게가 실리는 부문은 'AI 수익화' 계획이다. 지난해 자체 개발 AI를 내재화 해 운영·비용 효율화를 이뤄냈다면,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SK텔레콤은 AI 개인비서를 지향하는 '에이닷'과 거대언어모델(LLM) '에이닷엑스' 등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할 방침이다. 에이닷엑스의 경우 2400만건의 통신사 상담 데이터를 앞세워 영상·이미지·문서 등 다양한 입출력이 가능한 '멀티모달 LLM'을 추가 개발해 수익을 한층 고도화 할 예정이다.

나아가 AI 기업들과 협력 범위를 확대하며 기술 저변과 사업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최근 거대언어모델(LLM) 기업 '올거나이즈'에 54억원을 투자했다. 아울러 헬스케어 사업 일환으로 AI 기반 항암제 예후예측 모델 개발 기업 '임프리메드'에 4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3일 호주 최대 의료기기 유통기업 'ATX'와 AI 기반 수의진단 보조 솔루션 '엑스칼리버'의 현지 유통을 위한 상용계약을 체결했다. 자체 AI로 글로벌 수익을 처음으로 창출한 마중물인 셈이다. 이 솔루션은 일본·미국·싱가포르 등과 수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텔레콤은 최근 지분 투자한 임프리메드의 미국 내 영업망을 활용해 '엑스칼리버' 수출 길을 넓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헬스케어 뿐만 아니라 금융 부문에서도 첫 수익화가 이뤄졌다. 15일 현대해상과 AI 기술 기반 보험 비즈니스 혁신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자체 AI 브랜드 '에이닷 엑스(A.X)' LLM을 보험 업무에 적용해 빠르고 정확한 AI 콜센터와 현대해상 전용 LLM 프로세스 구축 등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AI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광범위한 만큼 각 분야별 수요에 맞는 AI 솔루션들을 발굴해 선보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유의미한 성과에 힘입어 올해 AI 투자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AI 관련 투자 비중을 지난해 12%에서 향후 4년간 33%까지 늘릴 예정이며, 재무적 여력은 충분한 상태다. 1조원 후반대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아울러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5조5030억원으로, 전년(5조3670억원) 대비 2.53%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