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한화시스템이 지난해 주요 사업부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 모두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시스템은 작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4531억원과 영업이익 929억원이 잠정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1% 확대됐고, 영업이익의 경우 137.6% 증가하면서 상승세로 전환했다. 순이익은 343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실적 개선 배경에 대해 한화시스템 측은 "방산 부문의 수출 및 대규모 양산 사업과 정보 통신 기술(ICT) 부문의 차세대 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ERP) 통합 솔루션, 대외 금융 솔루션 구축 사업 등이 매출을 끌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방산 부문의 경우 2022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천궁-II 다기능 레이다(MFR) 수출 계약이 지난해 대규모 매출로 실현됐고, ▲전술 정보 통신 체계(TICN) 4차 양산 ▲군 위성 통신 체계-II의 지상용 단말기 양산 등 사업들도 매출 확대에 일조했다는 전언이다.

ICT 부문은 2023년 하반기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 통합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ERP 구축 사업을 맡으며 매출이 확대됐다. 아울러 신한EZ손해보험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외부 거래 매출도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따지면 매출은 7821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10억원, 당기순이익은 422억원으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이다.

올해 한화시스템은 방산 부문에서 ▲4200톤급 한국형 구축함(KDX)-II 함정 전투 체계(CMS)의 성능 개량 ▲한국형 전투기(KF-21)의 능동 전자 주사식 위성 배열(AESA) 레이다 최초 양산 ▲대공 유도 무기 '천마'와 TICN 정비 사업(PBL) 등 굵직한 개발·양산·정비 사업을 통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 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중동·유럽·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수출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ICT 부문은 대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금융 솔루션 라인업을 강화해 중소형 보험사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위성 사업의 영토 확장도 꾀한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의 민간 관측 위성인 '소형 합성 개구 레이더(SAR) 위성' 발사, 교신에 성공했고 현재 해당 위성으로 영상 정보를 수집 중"이라며 "향후 검증된 데이터를 통해 위성 영상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방산·ICT·신사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면서 "원천 기술 국산화에 주력해 미래를 선점할 수 있는 핵심 성장 동력을 키우고, 수출 역량도 강화해 기업 가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시스템은 다음 달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어성철 대표를 사내이사로, 황형주 포스텍 수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각각 재선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보통주 주당 280원, 총 524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이번 주총부터는 전자 투표제가 도입되므로 주주들은 주총장에 출석하지 않고 전자 투표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