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향후 5~6년 동안은 항공·우주 부문에서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당 부문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엔진 부품 사업이 국제 공동 개발 프로그램(Risk and Revenue Sharing Program, 이하 RSP)으로 대규모 감익 국면을 지속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조6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4억원으로 같은 기간 97%나 급감했다. 여행 수요 회복으로 민수 항공기용 엔진 유지 보수 및 신규 부품 공급이 늘어나면서 외형 성장은 일궜으나, RSP 형태로 개발에 참여한 GTF(Geared Turbo Fan) 엔진 관련 손실이 발생한 까닭이다. 작년 4분기만 봐도 25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는데, 이중 RSP 적자가 222억원에 달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미국 항공 엔진 제작사인 프랫앤휘트니(P&W)와 GTF 엔진에 대한 RSP 계약을 체결했다. RSP는 원제작사의 매출 등 수익 뿐만 아니라 리스크까지 참여 지분만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해 GTF 엔진의 결함 가능성으로 대규모 리콜 사태가 벌어지자 해당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3분기에만 1561억원의 손실충당금을 반영했다.

문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 부품 수주가 대부분 RSP 계약이라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민수항공기 인도량이 늘어나면 GTF 엔진 판매도 덩달아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 민수항공기 인도 물량은 ▲2021년 951대 ▲2022년 1241대 ▲2023년 1263대로 증가 추세며, GTF 엔진 판매량 역시 같은 기간 598대→648대→863대 순으로 늘고 있다. 즉 GTF 엔진을 판매할수록 손해보는 구조다 보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2029년까지는 RSP에 따른 영업적자를 예측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GTF엔진은 올해 900대 이상, 많게는 1000대 이상 인도될 것"이라며 "지난해 600억원 정도의 (GTF 엔진 관련) 손실이 났는데, 올해는 700억~800억원 수준의 손실이 나타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2030년쯤에야 GTF 엔진 관련 수익이 비용을 역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RSP 손실보다 판매량 증가에 의의를 두고 있다. 항공 엔진 시장의 경우 70% 이상의 계약이 RSP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레코드를 쌓아야 향후에도 일감을 꾸준히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시장점유율 확대가 필요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GTF 엔진이 시장 점유율을 어느 정도 확보하면, 당사도 정비 등을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아직은 수익이 비용을 커버하지 못하는 초기 단계"라고 언급했다. 이어 "RSP의 경우 진입 장벽도 높고 초기 투자 비용 또한 큰 편이나, 후속 사업(After Market) 매출이 늘어나는 시점부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다"며 "세계적인 엔진 부품 제조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RSP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