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택시업계가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의 연임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 회사가 택시업계와 논의하고 있는 상생계획안이 대표 연임 여부에 따라 방향성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시장에선 대표 연임과 상관없이 회사 차원에서 구체적인 계획 시행 일정을 안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IT업계에 따르면 류 대표의 연임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한 상태다. 류 대표가 오는 3월 27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해임 권고안을 받은 까닭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매출을 부풀린 분식회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과징금 90억원과 대표이사 해임 권고 등을 담은 통지서를 발송했다.

문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대표 연임 불확실성이 택시업계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류 대표가 지난해 12월 택시업계 발전 상생 협의안을 마련한 것과 무관치 않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시장 독점 및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택시단체와 협의체를 구성했다. 협의체가 논의한 내용은 크게 4가지로 ▲가맹 택시 '카카오T블루' 수수료율을 3~5%에서 2.8%로 인하 ▲차량 랩핑, 교육 등 가맹 택시 가입 절차 간소화 ▲비가맹 택시기사를 대상으로 한 '프로 멤버십' 상품 폐지 ▲인공지능(AI) 추천 및 최단 거리 우선 배차 시스템 병행을 통한 매칭 알고리즘 수정 등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내 협의안 실행을 목표로 관련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류 대표가 택시단체들과 직접 논의하며 협의안을 마련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독점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시연합회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된 상생 협의안은 큰 틀에서 주요 현안을 다룬 내용이기 때문에 각 안건별로 세부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대표가 교체되지 않는 선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업계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단체들이 협의안 시행 시점을 놓고 혼란을 겪고 있는 점도 류 대표의 연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택시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협의안을 마련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진행 사항, 추진 일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시장과 공유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계획 일정까지 유포되다 보니 혼선을 빚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앞선 연합회 관계자는 "4월부터 수수료 인하 및 신규 가맹 서비스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는 등 비공식적인 내용이 전달되고 있어 현장에서 불필요한 오해가 쌓이고 있다"며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구체적인 계획 일정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표 연임 여부가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할 수 있겠지만, 현장에서 보면 협의안이 차질없이 실현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